"오미로제 연은 오미자, 복숭아, 진달래 꽃향이 좋으며, 다섯가지(오미) 풍미와 가벼운 탄산의 터치가 좋으나, 여운(잔향)까지 견디는 파워가 다소 아쉽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격이 착해 누구나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재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장)

작년 5월에 세상에 나와, 출시 1년을 맞은 '오미로제 연'이 와인시장에서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와인으로는 드물게 일년만에 1만병 이상 팔렸으며, 각종 품평회에서도 '최고의 한국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미로제 연은 국산 오미자 100%로 만든 스파클링와인이다. 알코올 도수는 8도다.

올해 조선비즈가 주최한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오미로제 연은 대상(한국와인부문)을 받았으며 한국와인생산협회 조사(한국와인)에서도 1위를 거머졌다.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가 올해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부문별 대상을 받은 오미로제 연, 문경바람, 오미로제 프리미어를 소개하고 있다. /박순욱 기자

오미로제 연은 10년전에 나온 오미로제 결(출시 당시는 오미로제라 불렀으며, 2020년 오미로제 연 출시 이후 오미로제 결로 이름 변경)의 '동생'이다. 오미로제 결은 경북 문경의 우리술 업체인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가 빚은 세계 최초의 오미자 스파클링와인이다. 2012년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특별만찬주로 선정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오미로제 결은 정통 프랑스 샴페인 방식으로 만들다보니 생산기간이 3년이나 걸려, 가격이 10만원에 가까운 것이 흠으로 지적돼왔다.

그래서 이종기 대표가 6년이나 공을 들여 만든 게 4만원대의 오미로제 연이다. 오미로제 결에 비해 가격이 절반 수준이다. 오미로제 결은 1차 탱크발효 후 2차 발효를 병입한 상태에서 이뤄지는데 비해, 오미로제 연은 1, 2차 발효를 모두 스테인레스 탱크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발효기간을 종전의 3년(오미로제 결)에서 1년으로 단축시켰다. 2차 발효를 탱크에서 진행하는 것을 '샤르마 공법'이라고 한다. 샤르마 공법으로 만드는 스파클링와인은 이탈리아의 스파클링와인 중 하나인 프로세코를 비롯해 글로벌 와인시장에서는 흔한 편이지만, 한국 스파클링와인 중 샤르마 공법을 적용한 제품은 오미로제 연이 처음이다.

이종기 대표가 만든 오미자 스파클링와인 오미로제는 국빈급 국제행사 만찬주로도 자주 쓰였다. /박순욱 기자

그러면, 오미로제 연의 맛과 향은 어떨까? 샴페인 공법으로 만든 오미로제 결에 비해 품질이 많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은 국내 최고의 한국와인 소믈리에인 최정욱 소장의 오미로제 연에 대한 평가를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전문 소믈리에라 하더라도 오미로제 연과 오미로제 결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샤르마 방식으로 만든 오미로제 연과 트레디셔널 방식(프랑스 샴페인 제조방식)으로 만든 오미로제 결이라고 구분하긴 하지만, 연은 쉽게 만들고 결은 어렵게 만들었다?고 쉽게 얘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샤르마 방식이지만 트레디셔널 방식을 많은 부분 차용했고, 그로 인해 당도의 미세한 차이 외에 버블의 차이나 질감의 차이로 오미로제 연과 결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오미로제 연은 잘 만든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자주 하는 얘기지만 오미로제의 전 제품은 오미자 특유의 산미가 좋은 와인들이라, 평소 국물요리와 매칭하기 어려운 와인의 특성을 넘어서는 와인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나는 오미로제 와인들은 똠양꿍(태국 전통 국물요리)과 매칭해서도 자주 마시는 편이다."(최정욱 최정욱와인연구소장)

한마디로 오미로제 연은 오미로제 결 못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이 술을 만든 이종기 대표의 설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미로제 연은 2차발효(숙성) 기간이 오미로제 결보다는 짧기 때문에 깊은 맛은 덜하지만, 상큼한 맛은 오히려 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소비자들의 냉정한 평가, 판매현황이다. 오미로제 연은 출시 1년만에 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폭발적 반응'이라는 것은 양조장에서도 목격됐다. 항상 몇만병이 빼꼭히 보관돼 있던 와인저장고가 거의 텅 비어있는 것을 최근 오미나라 방문 당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수요를 공급이 못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오미로제 결도 덩달아 전년 대비 23% 신장했다. 이종기 대표는 "10만원이나 하는 오미로제 결은 그동안 가격 부담 때문에 마실 엄두를 못내던 소비자들이 4만원대의 오미로제 연을 마셔보고, 만족해 '오미로제 결도 마셔보자'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오미로제 연과 오미로제 결의 차이점은 '2차발효 방법'에 있다. 1차 발효는 공통적으로 커다란 탱크에서 이뤄진다. 1차 발효 후 오미로제 결은 병입 후 2차발효를 2년 이상 한다. 반면에, 오미로제 연은 인위적으로 압력을 고압(6기압)으로 올린 탱크에서 2차발효를 진행한다. 고압 상태에서 속성발효를 진행하는 덕분에 2차 발효기간을 1년 미만으로 줄일 수 있다.

오미나라의 와인제품들. 왼쪽부터 오미로제 연, 그 뒤쪽이 오미로제 결, 나머지는 일반와인(스틸와인)인 오미로제 프리미어. /오미나라

그러나, 여기에 최근 또다른 문제가 드러났다. 발효탱크 압력이 워낙 높다보니, 탱크 안의 술을 스파클링 병에 옮기는데 자꾸 에러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병입 공정에 속도가 붙지 못해, 오미로제 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생산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욕심만큼 속도있게 병입이 이뤄지지는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관련 기술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것도 여의치 않다. 한국에서는 샤르마공법으로 술을 만드는 곳이 오미나라 외에 한두군데 뿐이다보니, 국내에는 관련 전문가가 없는 실정이다. 기계 부품도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보니, 필요한 부품을 구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종기 대표는 "머지 않은 장래에 국내에도 샤르마 공법으로 스파클링을 만드는 양조장들이 늘어나, 기술적 문제를 함께 대처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경 오미나라 양조장이 오미자 와인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종기 대표는 우리나라 최고의 증류주 전문가다. 국내 위스키 1, 2위를 오르내리는 윈저, 골든블루가 모두 그가 만든 술이다. 이뿐 아니다. 섬씽스페셜, 패스포트, 씨그램진 등이 모두 그의 코와 혀를 거쳐 세상에 처음 나왔다. 1980년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그는 40년 넘게 '술 빚기'에 전념하고 있다.

이 대표가 만든 국산 증류주로는 고운달, 문경바람 등이 있다. 고운달은 원료가 오미자, 문경바람은 사과증류주다. 고운달은 한병에 30만원이 넘는 국내에서 가장 비싼 증류주다. 문경바람은 오미나라의 효자상품. 오미나라와 기술협약을 맺고, 위스키업체 골든블루가 판매하고 있는 사과증류주 '혼(25도)' 역시 이종기 대표의 작품이다.

오미자 와인을 증류시켜 만든 증류주 '고운달'. 달 항아리 모양의 병에 술을 담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준다.

현재 이 대표는 프리미엄 보드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스키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 시절, 스미노프 보드카를 개발, 연간 10만 상자 이상 일본에 수출한 경험이 있는 그가, 이번에는 사과를 원료로 한 보드카를 개발 중이다. 스미노프 생산 당시의 생산장비도 최근 들여놓았다. 보드카는 자작나무 숯으로 여과(필터링)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과를 하면 증류주가 본래 갖고 있던 색상과 향 등이 사라진다. 그래서 보드카는 칵테일 베이스로 주로 쓰인다.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를 문경의 오미나라 양조장에서 인터뷰했다. 오미나라는 오미로제 연 외에도 오미로제 프리미어(일반 와인), 문경바람도 올 2월 대한민국주류대상 부문별 대상을 받았다. 직원 10여명의 소규모 양조장이 대상을 3개나 탄 사례는 흔치 않다.

-출시 1년이 된 오미로제 연 시장 반응은?

"작년 5월에 출시했으니, 만 일년이 지났다. 코로나 와중에 출시돼 공식적이 출시행사를 아직도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을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언론 홍보 덕분에 알음알음 알려져 소비자 반응이 뜨거웠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요에 맞는 공급, 생산량이 충분하지 못하다. 생산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2차 탱크발효 후 고압 상태에서 병입해야 하는데, 이 공정에 속도가 붙지 못해 생산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판매량은?

"일년만에 1만병 정도가 팔렸다. 단일 브랜드 한국와인이 연간 만병 판매되는 사례가 거의 없을 정도인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인 판매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와이너리에서는 연간 5000병을 팔아도 굉장한 실적이라고 말한다."

-기술적 문제가 생겼다고 했나?

"오미로제 연은 2차 탱크발효 후 병입하는데, 현재 병입과정이 기계 조작 미숙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1, 2차 발효를 탱크에서 진행하는 샤르마 공법은 오미나라 양조장이 국내 처음으로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국내에는 사례가 없다. 2차 탱크발효 과정을 통해 탄산이 축적되고, 발생되는 찌꺼기를 제거하는 공정 자체가 국내에서는 누가 가르쳐 준 게 아니다. 2차발효까지는 터득을 했는데, 이후 병입공정 부분에 대한 기술적인 숙련도가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국내 와인시장에서는 스파클링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거의 수입 스파클링와인이 팔리는 실정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오미나라가 국산 원료로 만든 스파클링을 하다 보니까, 기술적인 문제를 다른 와이너리들과 공조해서 해결할 수가 없다. 샤르마공법 설비를 우리만 갖고 있다 보니, 문제가 터져도 공조를 할 데가 없이, 온전히 우리가 해결할 수밖에 없다. 샤르마공정 설비가 어느 정도 많아지면 이런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전문가가 생길텐데, 아직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좋은 기회라고도 여긴다. 일년에 만병 이상을 생산하면서 생기는 기술적인 문제를 하나하나 직접 해결해나가면서 생기는 노하우를 잘 축적하면, 앞으로는 어떤 재료로 샤르마방식으로 스파클링와인을 만들더라도 우리 오미나라만큼 잘 할 수 있는 와이너리는 국내에서는 보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오미로제 연 개발에 6년이 걸릴 정도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오미로제 연을 개발하면서 4만~5만병을 버렸다. 돈으로 따져도 엄청나다. 스파클링와인을 병입까지 한 상태였는데, 정작 팔 수는 없었다. 가령, 병 뚜껑 역할을 하는 코르크가 제대로 닫히지 않은 문제도 있었고, 발효가 제대로 안된 경우도 있었고, 하여간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시장에 팔 수는 없는 불량품이 엄청 생겼다. 나름 프랑스 특급 와인을 생산하는 유명 와이너리의 품질 관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업적으로 판매할 수 없는 제품 병 절반 정도는 버렸지만, 어느 때부터는 병을 버리지 않았다. 현재 2만병 정도의 병을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번 스파클링을 넣었던 병을 재활용할 수도 없다. 세척비용이 어마어마하고, 한번 사용한 병이라, 스파클링의 압력을 견디지 못할 수도 있다고 판단, 재활용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자칫 폭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안전성 때문에 재사용은 포기했다. 2차발효 중인 스파클링와인의 내부 압력은 6기압에 이르기 때문에, 자칫 스크래치가 있는 병이라면 술을 담았을 경우, 폭발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이 병들을 모아서, '독립문' 형태의 탑을 만들 생각이다. 스파클링와인이 서양 와인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술의 독립'을 선언하자는 생각이다. '우리 술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자는 취지다."

오미나라 양조장에는 서울대 불교동아리 출신 졸업생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종기 대표(오른쪽), 최상규 부사장, 문성훈 부사장 모두 서울대 불교동아리 출신이다. /박순욱 기자

-오미로제 연 개발은 몇년 걸렸나?

"2015년에 기획을 하고, 본격적인 개발 준비는 2016년부터였다. 제품이 나온 것은 2020년 5월이니, 5년이 넘게 걸렸다."

-덩달아 오미로제 결도 더 잘 팔렸나?

"10만원에 호가하는 오미자 스파클링 오미로제 결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거부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가격이 절반 수준인 오미로제 연을 마셔보고 좋아한 사람들이 이전에는 마시길 주저했던 결을 마시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결은 연에 비해 깊은 맛이 있다. 연 출시 이전에 비해 결 판매가 연간 24% 정도 늘었다. 사실, 결은 가격이 비싸니까 엄두를 못내던 소비자가 연을 마셔보고는 '괜찮네, 그럼 결도 마셔보자'는 소비자들이 생기는 식이다. '한병에 10만원 하는 국산와인은 마시기 부담스럽다'는 소비자들 태도가 연 덕분에 바뀐 것이다."

-오미로제 연은 스파클링치고는 알콜 도수가 8도로 낮은 편이다. 8도로 한 이유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파클링와인의 알코올 도수가 5.5도다. 프랑스 샴페인은 12도가 표준이지만,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다. 프랑스 외 지역의 스파클링와인으로 유명한 게 스페인의 까바, 독일의 젝트, 이탈리아 스푸만테 등인데, 이중 가장 많이 팔리는 건 스푸만테다. 스푸만테는 5.5도가 가장 많다. 사실 맥주와 비슷한 도수다. 그런데, 맥주 원료인 홉에서 나오는 쓴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비슷한 도수인 스푸만테가 쓴맛도 없으면서, 더 청량해서 많이 팔린다. 그래서 처음에는 오미로제 연 도수를 10도로 생각했다가 대중성을 고려해서, 8도로 낮추었다."

-3년 숙성한 오미로제 결과 비교해, 1년 숙성한 오미로제 연의 미세한 차이점은?

"결은 숙성기간만 3년이 넘게 걸린다. 정통 샴페인 방식으로 만든 만큼, 연에 비해 깊은 맛이 매력이다. 오랜 기간 천천히 발효하기 때문에 결은 깊은 맛이 느껴진다."

-버블은?

"거품은 역시 결이 천천히 더 오래 지속된다. 오랫동안 병 속에서 발효되는 과정에서 친화성이 생겨, 한번에 거품이 확 폭발하듯 내뿜지 않고 천천히 올라온다."

이종기 대표가 병 발효 중인 오미로제 결을 설명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와인저장고가 텅 비어 있다. 그만큼 판매가 잘된다는 반증이다. /박순욱 기자

-오미로제 연의 비축 물량은?

"3000~4000병밖에 안된다. 늘 꽉 차 있던 셀러가 거의 텅 비어있다. 연간 판매량의 두세배 물량은 항상 보관하고 있다가 일년 정도 숙성을 한 뒤 시장에 내보내면 더 좋은데 아쉽다. 하루빨리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 앞으로는 그렇게 하겠다."

-오미로제 연의 국내외 평가 결과?

"한국와인생산협회에서 한국와인 평가를 했는데, 연이 1위를 했다. 오미로제 결도 벨기에의 국제맛평가원에 의뢰한 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대표적인 고깃집인 벽제갈비(봉피양)에서도 국제소믈리에협회에 의뢰해, 한우와 어울리는 국내외 와인을 선정하는 행사를 했는데, 이번에도 연이 한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선정됐다. 오미로제 연이 입맛을 돋우는 '식전주' 역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식사와 함께 마시는 '식중주'로도 각광받고 있다."

-오미로제 프리미어 와인(스틸와인) 반응은 어떤가?

"2011년 결과 동시에 출시됐다. 전체 오미나라 와인 중 판매 40%를 차지하고 있다. 획기적인 것은 오미로제 투게더다. 오미로제 프리미어(4만원)보다 저렴한 제품으로 새로 만들었다. 최근 군납에도 선정됐다. 마셔본 군인들이 '최고의 와인'이란 후기를 많이 올린다.

오미로제 프리미어는 오크통에서 일년 이상(거의 2년) 숙성한 반면,

오미로제 투게더(2만6000원)는 오크통 6개월 숙성 후 병입한 제품이다. 숙성기간에 차이가 있다. 가격은 프리미어의 65% 수준. 숙성기간이 짧은 투게더는 후레쉬하다. 알코올 도수는 12도로 같고, 원료도 같다.

오미나라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술을 완성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맥주, 막걸리 같은 술은 발효가 끝나면 거의 바로 출시돼 현금으로 돌아오는데, 우리 제품들은 일년 이상의 숙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금회수가 그만큼 늦을 수밖에 없다. 그걸 극복한 제품이 오미로제 연, 오미로제 투게더다."

-작년 매출은?

"15억원 정도다. 그중에 골든블루에 공급하는 사과증류주 혼 매출이 6억이다. 순수 우리 매출은 9억. 올해는 혼이 15억 이상 될 것 같다. 그래서 올해 전체 매출이 26~27억 정도로 본다."

-한병의 오미로제에 들어가는 오미자 양은?

"750ml 한병에 오미자 1kg 정도 들어간다. 무농약 오미자는 1kg에 11,500원, 일반 오미자는 8000원선. 둘을 섞어서 사용한다. 가격이 절반 정도인 중국산은 사용하지 않는다. 어떻게 재배하는지를 알 수 없는 재료를 사용할 수는 없다. 위험성이 있다."

-오미자는 신맛이 강하다. 신맛을 줄이기 위한 해법은?

"부담스러운 신맛을 기분 좋은 신맛으로 바꾸는 기술이 숙성이다. 오랜 숙성이 해법이다. 신맛은 종류가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강하게 느끼는 신맛이 능금산, 식초산이다. 사과산이라고도 하는 능금산(Malic Acid)은 덜 익은 사과에서 나는 강한 신맛을 말한다. 풋사과를 한입 베어물면 삼키고 싶지 않고 뱉어내 버리고 싶을 정도로 시지 않나?

경북 문경에 위치한 양조장 오미나라 내부. 오크통에는 증류주가 숙성되고 있다. /오미나라

능금산은 사과, 오미자, 포도 등에 어느 정도 섞여 있다. 능금산은 젖산균에 의해서 젖산이 된다. 젖산은 부드러운 신맛으로, 거부감이 없다. 쉽게 설명하면, 김치가 잘 익었거나, 못먹을 정도로 시었을 경우, 산도는 비슷하다. 잘 익은 김치나 푹 신 김치나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산의 종류가 다른 것이다. 김치가 시었다는 건 식초산이 많은 것이고, 잘 익은 김치는 젖산이 많다는 것이다. 같은 산이라도 기분 좋은 신맛, 젖산이 있는 반면, 눈을 찌푸리게 하는 식초산이 있는 것이다.

젖산은 한마디로 '부드러운 신맛, 기분 좋은 신맛'이라고 할 수 있다. 오미자 와인은 오랜 숙성을 통해 능금산이 젖산으로 바뀌어, 사람들이 마실 때 '기분 좋은 신맛'을 느끼게 한다. 오미자가 갖고 있는 신맛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숙성을 통해 입에 거슬리는 능금산이 젖산으로 바뀌어, 신맛이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숙성은 와인에서는 '2차발효'라고도 한다. 또는 '젖산화'라고도 한다. 이 과정은 오미자와인뿐 아니라 포도와인 과정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포도와인 중에서도 저렴한 와인 중에는 맛이 거칠고, 톡 쏘는 듯한 맛이 도드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가 젖산화가 덜된 와인이다. 반면에, 젖산화가 잘된 좋은 와인은 입안에서 마치 크림 바른 것처럼 미끈미끈하다. 우유를 마시듯, 혹은 실크처럼 부드럽다고 느낀다."

-문경바람 제조를 위한 연간 사과 수매량은?

"작년에 240톤했다. 올해는 350톤 예상한다. 사과가 흉년이 되면 굉장히 피곤하다. 인근의 상주에 배가 많이 나는데, 문경바람에 배를 일부 넣을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문경바람은 100% 사과만으로 만든다.

프랑스의 유명 사과증류주 칼바도스 역시 70~80%는 사과이지만, 20~25%는 배를 넣는다. 그래서 문경바람에도 20% 정도 배 증류주를 블렌딩할 생각이다."

오미나라 양조장 전경. 농식품부가 선정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으로도 뽑혔다. /오미나라

-프랑스 사과 증류주 칼바도스와 문경바람을 비교하면?

"가격은 칼바도스가 비싸지만, 품질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과증류주 칼바도스는 실제로 사과향은 거의 없고, 숙성 때 사용하는 오크 향만 있다. 그런데 문경바람은 사과향이 향긋하게 난다. 칼바도스는 숙성에서 오는 부케향이 도드라지는 반면, 문경바람은 부케향과 더불어 원재료인 사과향인 아로마향도 느낄 수 있다.

또 사과 자체가 유럽산보다 국내 사과가 훨씬 향긋하다. 하지만, 국내 사과는 발효주(사과와인)로는 적합하지 않은데, 신맛, 산도가 낮기 때문이다. 유럽 사과는 산도, 탄닌 등이 높아 사이다(사과와인)로 만들기 적합하다. 유럽산 사과는 대개 노란 사과로, 푸석푸석해 우리 입맛에는 좀 떨어진다. 그리고 사워 품종은 엄청 시어서 먹지 못할 정도다. 그리고 떫은 비터 품종도 있다. 칼바도스는 노란 스위트 사과, 사워 품종, 비트 품종 등 3종류의 사과와 배를 혼합해 만든 것이다.

반면에 한국 사과 품종인 후지 등은 신맛이 약해 와인으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증류주를 만들기에는 향이 강해 좋다."

-개발 중인 신제품이 있나?

"프리미엄 보드카를 개발하려고 한다. 디아지오 근무 당시, 스미노프 보드카를 개발, 생산한 경험을 살려, 사과를 원료로 한 보드카를 만들려고 한다.

자작나무 숯으로 여과를 한 게 보드카다. 그 과정을 거치면 색과 향이 빠진다. 디아지오의 씨락(ciroc) 보드카는 원료가 포도다. 12년산 위스키 가격을 받는다. 판매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오미자 증류주, 사과증류주를 블렌딩한 제품을 만들어, 고운달의 40% 가격대에 내놓을 생각이다. 내 특기인 블렌딩 기술을 발휘할 생각이다.

우리나라 증류주 산업이 발전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숙성과 블렌딩이다. 첫째, 숙성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 증류하자마자 병입해서 시장에 내놓는 제품들이 너무 많다. 숙성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프리미엄 술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블렌딩 제품이 많이 나와야 한다. 블렌딩이 활발해지면 전국 각지의 좋은 농산물 소비가 고루 촉진된다. 우리의 경우는 사과도 있고, 오미자도 있어 사과증류주와 오미자증류주를 블렌딩할 수 있는데, 타지역에 또다른 좋은 특산물이 있다면 그것으로도 증류주를 만들어 블렌딩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한국의 지역특산주 문화가 증류주부문에서는 블렌딩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본다.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가 보드카 여과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박순욱 기자

-보드카를 사과로 만들겠다고 했나?

"2003년에 스미노프 보드카를 한국에서 개발, 전량 일본에 수출하는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다. 매년 10만 상자를 일본에 수출했다. 스미노프는 전세계에서 영국과 미국 두곳에서 만들었는데, 한국에서도 개발한 것이다. 사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알코올 도수 95% 이상인 주정을 여과한 것이다. 첫번째, 주정을 잘 만들어야 하고, 필터레이션(여과)가 중요하다. 보드카의 핵심은 여과다.

우선은 여과 재료로, 핀란드산 자작나무 숯을 쓸 예정인데, 우리나라 참숯으로 대체해보려고 한다. 술의 원료도 국산 사과이고, 보드카 여과공정의 핵심 원료인 숯도 국산화하려고 한다.

올해 코로나가 어느 정도 잦아들 것으로 보이는 11월쯤 출시예정이다. 2차 접종자가 어느 선 이상으로 넘어가면 보드카로 '코로나 퇴치' 축배를 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