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우유 업체 남양유업(003920)이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매각된다. 남양유업은 최근 ‘불가리스 논란’에 휘말리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이날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지분을 포함한 의결권 있는 보통주 약 53%(37만8938주) 등 경영권 일체를 3107억원에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홍 전 회장은 남양유업 지분(올해 1분기 기준) 51.68%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 홍 전 회장 부인(0.89%), 동생(0.45%), 손자(0.06%) 등 일가 주식을 합치면 53.08%에 이른다. 이번 매각으로 남양유업 총수 일가는 홍 전 회장 동생의 지분(3208주)만 남는다.

한앤컴퍼니는 과거 웅진식품과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을 인수했던 경험을 살려 남양유업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해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집행임원제도를 통해 지배 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기업 인수 후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며 기업 가치를 제고해왔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남양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불가리스에 코로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취지로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세종시에 세종 공장 2개월 영업 정지 처분을 요청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남양유업 본사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홍 전 회장은 지난 4일 사퇴 의사와 함께 경영권을 세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홍 전 회장의 모친 지종숙씨와 장남 홍진석씨도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