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했던 해외 사업 확장에 재시동을 걸었다. 올해 캐나다와 캄보디아에 첫 매장을 내고, 오는 7월에는 파리 2호점을 확장 이전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올해 들어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 등에 총 11개 매장을 냈다. 이중 10개는 미국, 중국에 개설한 가맹점이다. 회사 측은 해외 진출 초반엔 직영점 위주로 운영했으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며 해외 가맹사업에 탄력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가맹점 비율은 각각 65%, 80%”라며 “가맹사업 비중이 높다는 건 현지 시장에서 브랜드가 확고하게 자리 잡아 충분한 사업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이후 47개 이상의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다. 파리바게뜨는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첫 매장을 내며 진출했고, 작년 말 기준 86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100호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 멜 미국법인 최고개발책임자(CDO)는 “향후 미국 북부 텍사스주 일대에 25~30개의 지점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2030년까지 1000호점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캐나다에도 첫 매장을 개설한다. 이를 위해 SPC그룹은 지난해 6월 캐나다 법인을 설립했다. 캐나다는 미국 문화권 국가지만, 퀘벡 등의 지역이 범 프랑스권인 만큼 파리바게뜨 글로벌 사업을 위한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오는 7월에는 프랑스 파리 생 미셸 지역에 신규점을 연다. 지난 2015년 오페라 지구에 연 2호점을 확장 이전하는 것이다. 2014년 프랑스 파리에 첫 매장을 연 파리바게뜨는 현지 제빵사를 고용하고,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페이스트리와 샌드위치 등을 개발해 프리미엄 베이커리 이미지를 확보했다. 또 한국식 빙수를 선보여 프랑스 대통령궁 요리사에게 “프랑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디저트”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캄보디아에도 첫 매장을 낸다. 파리바게뜨는 2019년 상반기 싱가포르 복합상업단지 ‘주얼창이’에 파리바게뜨, 메종 드 피비, 커피앳웍스, 쉐이크쉑 등 SPC그룹 4개 브랜드 매장을 열며 동남아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캄보디아 기업 HSC그룹과 합작법인 에이치에스피씨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지난 4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말레이시아 수석 장관 일행과 생산기지 건립 등 현지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 회사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한 허브이자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미국과 중국에 이은 SPC그룹 글로벌 사업 3대 축인 동남아 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작년 말 기준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 등에 42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고급화와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각 시장의 모든 메뉴 중 20%는 현지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다. 베트남에서는 반미 바게트 샌드위치를 팔고, 미국에서는 저 칼로리 빵을 취급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