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본사가 있는 서울 성동구청에서 최근 3년 6개월간 32차례에 걸쳐 과태료와 이행강제금 1억7000만원을 부과받은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대부분 신고 없이 설치한 대형 현수막 중심의 옥외광고물 탓이었다.
무신사의 2026년 반기보고서를 보면, 무신사는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성동구청에서 행정 제재 32건을 받았다. 이 가운데 31건, 1억6800만원이 옥외광고물법 위반이었고, 나머지 1건은 건축법 위반이었다.
부과액은 해마다 불어났다. 2023년 1400만원에서 2024년 2500만원, 2025년 4300만원으로 늘더니 올해는 상반기 6개월 만에 8800만원이 부과됐다. 앞선 3년 치를 모두 합친 금액보다 많다. 적발 건수도 2건(2023년)에서 4건(2024년), 12건(2025년)으로 늘었고 올 상반기에만 14건이 적발됐다.
옥외광고물법은 건물 외벽에 설치하는 대형 광고물을 '벽면 이용 간판'으로 분류해 설치 전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표시 면적과 층수, 건물 폭 대비 크기 기준도 정해져 있다. 광고 내용 역시 원칙적으로 해당 건물을 사용하는 자의 상호나 상표, 영업 내용과 관련된 것으로 제한된다.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은 정황도 나타난다. 무신사는 지난해 9월 1일과 11일 '불법 벽면 이용 간판 설치'를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이행강제금 1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행강제금은 구청이 광고물을 철거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는데도 이행하지 않을 때 매기는 것으로, 무신고 설치에 부과하는 과태료와 성격이 다르다. 올해 4월에는 건축물을 신고 없이 대수선한 사실이 적발돼 건축법 위반으로도 이행강제금 200만원을 부과받았다.
무신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일대에 매장을 집적시키며 이른바 '무신사 타운'을 조성해 왔다. 건물 외벽 그래픽과 대형 가벽 연출은 이 과정에서 무신사가 즐겨 써 온 마케팅 수단이다. 그러나 상당수가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시점도 눈에 띈다. 무신사는 상장 준비를 위해 올해 2월 13일 이사회에서 '준법통제기준 제정의 건'과 '준법지원인 선임의 건'을 나란히 가결했다. 하지만 올해 적발된 14건은 모두 이 이사회 이후인 3~6월에 집중됐다. 내부 통제 체계를 갖췄다고 공시하고도 위반은 오히려 늘어났다.
무신사는 올 상반기 광고선전비로 666억원을 썼다. 같은 기간 성동구청에 낸 과태료 8800만원은 광고비의 0.13% 수준이다. 불법 광고물에 붙는 과태료를 사실상 마케팅 비용의 일부로 감당해 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규제기관 제재를 비용으로 계산하는 건 대기업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사실상 배짱 영업"이라고 했다.
무신사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을 주관사로 두고 3분기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조율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심사에서 내부 통제와 경영 투명성은 핵심 점검 항목 중 하나다.
성동구청은 성수동 일대 불법 광고물이 좀처럼 줄지 않자 올해부터 단속 기준을 강화했다고 한다. 종전에는 시정명령을 내려 자체적으로 정비할 기간을 준 뒤 조치했지만, 올해부터는 현장에서 적발하는 즉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구청 관계자는 "무신사를 비롯한 여러 업체의 불법 광고물이 늘고 형태도 다양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서울시도 도시 미관을 해치는 기업들의 옥외광고 상습 위반에 칼을 빼 드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지난 7월 10일 이행강제금 부과 횟수와 금액을 현행 연 2회, 회당 최대 500만원에서 연 5회 최대 20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행정안전부에 건의했다. 위반으로 얻는 경제적 이익을 상회하도록 하고, 반복 위반을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수준으로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행강제금이 반복 부과되고도 시정하지 않은 상습·고의 위반 업체에 대해 자치구가 고발하지 않으면 서울시가 직접 고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에 대해 무신사 관계자는 "대형 캠페인을 진행하며 입점 브랜드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대규모 옥외광고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며 "관계 기관과 협의해 옥외광고물 설치 관련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