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니클로 등 가성비를 앞세운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보다 가격대가 높은 중고가 SPA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코스(COS), 아르켓(ARKET), 마시모두띠 등은 신규 매장을 열고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웨덴 H&M그룹의 노르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켓은 최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신규 매장을 열었다. 서울의 다섯 번째이자 국내 아홉 번째 매장이다. 2021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주요 백화점, 복합 쇼핑몰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접점을 넓히는 추세다.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입점한 아르켓 신규 매장. /아르켓 제공

아르켓은 의류, 액세서리, 홈웨어 등을 전개하는 브랜드다. H&M보다 높은 가격대와 북유럽 감성의 디자인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번 출점과 관련해 회사 측은 한국을 '중요한 시장'이라고 언급하며, 국내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에는 패션 플랫폼 29CM에 입점하며 온라인 유통 채널에 처음 진출했다.

자라를 보유한 스페인 인디텍스그룹의 마시모두띠는 지난달 한남동에 약 2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라운지, 예술 작품, 오브제 등을 배치하고 국내 작가·브랜드와 협업한 전시를 선보이는 등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 경험을 강조한 공간으로 꾸몄다. 스타일 어드바이저를 통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마시모두띠는 자라와 같은 그룹에 속해 있지만, 가격대를 높이고 고급 소재와 절제된 디자인을 강조하는 브랜드다. H&M그룹 역시 대중적인 H&M 외에 아르켓, 코스,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 등 가격대와 콘셉트를 달리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대부분 일반적인 SPA보다 비싸지만 고가 컨템포러리·수입 브랜드보다는 접근성이 높아 프리미엄 또는 중고가 SPA로 분류된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졌지만, 소비자들이 무조건 저렴한 제품만 찾는 상황은 아니다. 가격뿐 아니라 디자인, 품질,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따지는 수요가 계속되는 만큼 중고가 SPA 브랜드들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3월 코스는 서울에서 국내 첫 패션쇼를 개최했다. /코스 제공

코스는 한국에서 브랜드 고급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25일 서울에서 2026년 봄·여름 컬렉션을 공개하는 국내 첫 패션쇼를 열었다. 코스는 그동안 유럽 주요 도시에서 패션쇼를 개최하고 뉴욕 패션 위크에 연이어 참여해왔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소재, 테일러링 등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같은 H&M그룹 내 앤아더스토리즈는 2017년 국내에 진출하며 오픈한 핵심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온라인에서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앤아더스토리즈는 H&M과 코스 중간 정도 가격대의 브랜드로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편이다.

앞서 앤아더스토리즈는 지난해 2월 국내 1호점이자 아시아 최초 매장이었던 청담점을 폐점했다. 청담점은 국내에서 유일한 로드숍 형태였는데, 나머지 매장은 모두 스타필드, IFC몰 등 쇼핑몰에 입점해 있다. 같은 해 5월 앤아더스토리즈는 29CM에 공식 입점하며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한편, 국내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SPA 브랜드 중에서는 여전히 유니클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25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27.5% 증가한 1조3523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원을 넘겼다. H&M 한국 법인의 2025 회계연도 매출은 37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고, 자라리테일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6% 증가한 4948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