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051900)이 2019년 약 1450억원을 들여 인수한 에이본 북미 사업을 7년 만에 매각한다. 방문·직접 판매 중심의 에이본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닥터그루트와 빌리프, CNP 등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북미 사업을 리테일·디지털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의 북미 법인 LG H&H USA는 자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 지분 100%를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Stratford Worldwide)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공시했다.
공시상 처분 금액은 600만달러로 약 83억5800만원이다. 거래 종결 예정일은 다음 달 1일이며 정확한 매각 대금은 거래 종결 시점에 확정될 예정이다.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는 글로벌 투자회사 리전트(Regent)의 관계사다. 리전트는 올해 1월 에이본 인터내셔널 인수를 완료하고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북미를 제외한 지역에서 에이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4월 당시 뉴에이본(New Avon)으로 불리던 에이본 북미 법인 지분 100%를 1억25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환율로 약 1450억원 규모였다. 미국과 캐나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사업하던 에이본의 현지 유통·물류·영업 인프라를 확보해 LG생활건강 브랜드의 북미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에이본의 실적은 이후 좀처럼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LG생활건강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더 에이본 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2692억원을 올렸지만 3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캐나다 법인인 더 에이본 컴퍼니 캐나다 역시 매출 328억원, 당기순손실 5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최근 LG생활건강의 북미 사업에서는 자체 육성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2분기 북미 지역 매출은 2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증가해 처음으로 중국 매출 1760억원을 넘어섰다. 닥터그루트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현지 판매 확대와 리테일·디지털 채널 강화가 성장을 이끌었다.
LG생활건강은 이에 따라 에이본 매각 이후 닥터그루트와 빌리프, CNP 등 자체 뷰티·웰니스 브랜드에 북미 사업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 오프라인 유통망과 디지털 커머스에서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성장성이 높은 브랜드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
마이클 라인스타인(Michael A. Reinstein) 리전트 의장은 "LG생활건강은 에이본의 유산을 지키면서 사업을 현대화하는 성과를 보여줬으며, 앞으로 에이본 북미 사업은 인터내셔널 사업과 함께 공통의 전략과 제품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에이본은 소셜 셀링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LG생활건강은 북미에서 브랜드 중심의 성장 전략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면서 "리테일 및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뷰티·웰니스 브랜드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 성장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의 북미 법인은 이번 거래와 관련해 에이본(The Avon Company)에 대여한 금액을 출자 전환하기로 했다. 이는 양사 간 내부 채권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절차로, 출자 전환에 따른 별도의 현금 납입은 없으며, 지분율도 바뀌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