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여성 패션 플랫폼 1위였던 신세계(004170)그룹 계열 W컨셉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 비슷한 디자이너 패션 시장에서 경쟁하던 29CM는 라이프스타일로 영역을 넓히며 외형 격차를 벌렸고, 고객층이 달라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아니었던 4050 플랫폼 퀸잇은 W컨셉 결제액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20일 앱 결제 데이터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7월 W컨셉의 누적 순결제 금액은 약 2171억원으로 라포랩스가 운영하는 퀸잇(약 2059억원)보다 5%가량 많았다. 순결제 금액은 소비자의 총 결제 금액에서 결제 취소 금액을 제외한 추정치다.

각사 로고. /각사 제공

2년 전만 해도 두 플랫폼의 격차는 훨씬 컸다. 2024년 W컨셉의 월평균 순결제 금액은 323억4000만원, 퀸잇은 229억2000만원으로 퀸잇이 W컨셉보다 29.1% 적었다. 지난해에는 각각 333억8000만원, 301억1000만원으로 차이가 9.8%로 좁혀졌다.

월별로는 프로모션 성과 등에 따라 순위가 뒤집히는 경우도 나타났다. 퀸잇은 지난해 12월 순결제 금액 343억8000만원을 기록해 W컨셉(330억6000만원)을 처음으로 앞질렀고 올해 4월(330억5000만원), 5월(306억5000만원)에도 더 많은 순결제 금액을 기록했다.

과거 W컨셉과 2030 여성 디자이너 패션 시장에서 경쟁하던 29CM와는 거래액과 이용자 수 모두 이미 차이가 벌어졌다. 지난해 29CM의 거래액은 약 1조3000억원으로 W컨셉(약 65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올해 7월 29CM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92만9153명으로 W컨셉(99만4242명)의 약 1.9배였다.

두 플랫폼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기반으로 성장하며 오랫동안 경쟁 상대로 거론됐다. W컨셉은 2021년 신세계그룹에, 29CM는 같은 해 무신사에 각각 인수됐다. 당시만 해도 W컨셉의 거래 규모가 29CM를 웃돌았지만 이후 29CM는 패션을 넘어 리빙 등 라이프스타일로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했다.

16일 서울 명동의 한 의류 매장 모습. /연합뉴스

에이블리, 카카오스타일의 지그재그 등 대형 여성 패션 플랫폼도 뷰티 등으로 계속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5월 버티컬 커머스 업계 최초로 MAU 1000만명을 돌파했고, 지그재그도 900만~1000만 수준 MAU를 확보하고 있다.

각 플랫폼마다 연령대별 고객층은 뚜렷해지는 추세다. 오픈서베이가 지난달 발표한 'MZ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10대 여성은 에이블리, 20대 여성은 지그재그, 30대 여성은 29CM 이용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W컨셉 강점으로 꼽혔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셀렉션의 희소성도 줄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 W컨셉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해 2030 여성 소비자를 끌어모았지만, 최근에는 29CM,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패션 플랫폼은 물론 주요 백화점까지 디자이너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소비자가 같은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입점 브랜드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주요 플랫폼들이 패션에서 뷰티, 리빙, 명품 등으로 상품군을 넓히고 콘텐츠나 자체 기획 상품을 강화하는 이유다.

W컨셉은 올해 경영진과 조직을 재정비하며 쇄신에 착수했다. 지난해 매출 1194억원, 거래액 약 6500억원을 기록했지만 31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신세계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 3월 이지은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외부에서 마케팅 인사를 영입하는 등 상품과 브랜드, 마케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섰다.

모회사 SSG닷컴 역시 실적 반등이 과제로 남아 있는 만큼, W컨셉의 수익성 개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SSG닷컴은 2019년 이마트에서 물적 분할돼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줄곧 영업 적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1178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고,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219억원, 2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