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당시 급증했던 골프 인구 중 일부가 테니스로 이동하면서 패션 업계도 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폴로셔츠와 플리츠 스커트, 스니커즈 등 코트에서 출발한 아이템을 일상복으로 활용하기 쉬운 데다, 웰니스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까지 맞물리고 있는 덕입니다.
구찌와 루이비통, 디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을 잇달아 앰배서더로 기용하며 테니스 코트를 새로운 패션 마케팅 무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F&F가 4년 전 인수한 글로벌 테니스웨어 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Sergio Tacchini)'도 매년 외형을 키우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F&F는 세르지오 타키니를 운동과 일상을 아우르는 '프리미엄 액티브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봄·여름 시즌에는 '코트 투 라이프(Court to Life)'를 내세워 테니스웨어뿐 아니라 맨투맨과 후드, 바람막이 셋업 등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세르지오 타키니는 1966년 이탈리아 테니스 선수 세르지오 타키니가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브랜드입니다. 흰색 위주였던 테니스웨어에 과감한 색상과 디자인을 도입하며 테니스와 패션을 접목한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존 맥켄로와 피트 샘프라스, 마르티나 힝기스, 가브리엘라 사바티니 등 당대를 대표하는 테니스 스타들이 착용하며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F&F는 2022년 브랜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지주사와 미국 사업회사 지분 100%를 총 827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인수 이후에는 테니스 헤리티지와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를 동시에 강화하고 있습니다.
F&F가 세르지오 타키니에 거는 기대는 그동안 이 회사가 MLB를 통해 만들어온 성장 공식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F&F는 1997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야구 굿즈에 머물렀던 MLB를 모자와 의류 등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로 재해석했습니다. 이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MLB는 연간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F&F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최근 테니스의 패션 산업 내 위상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테니스협회(UST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테니스 인구는 2730만명으로 전년보다 160만명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2019년과 비교하면 54% 늘어난 수치입니다. 테니스 인구 증가와 함께 실제 운동복뿐 아니라 테니스에서 영감을 받은 의류를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수요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테니스는 다른 스포츠보다 패션 분야로 확장하기 쉽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폴로셔츠와 플리츠 스커트, 스니커즈 등 코트에서 출발한 아이템을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테니스 특유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젊은 스타 선수들의 영향력이 결합하면서 경기 참가자뿐 아니라 일반 패션 소비자까지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패션업계에서도 테니스 헤리티지를 앞세운 브랜드들이 관련 사업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휠라는 2023년부터 서울 도심에서 테니스 축제 '화이트오픈서울'을 매년 개최하며 테니스를 브랜드의 핵심 스포츠 콘텐츠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테니스 동호인을 대상으로 한 'FILA 클럽매치'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명품 업체들도 테니스 선수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구찌는 올해 1월 호주오픈과 US오픈 우승 경력을 보유한 벨라루스 출신 여자 테니스 스타 아리나 사발렌카를 글로벌 브랜드 앰배서더로 영입했습니다.
디올은 2024 파리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정친원을 지난해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했습니다. 루이비통도 2023년 스페인 테니스 스타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하우스 앰배서더로 발탁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세르지오 타키니는 F&F 인수 이후 외형을 빠르게 키우고 있습니다. 세르지오 타키니의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세르지오 타키니 오퍼레이션스의 매출은 2023년 329억원에서 2024년 371억원, 지난해 486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세르지오 타키니 관계자는 "테니스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헤리티지를 시작으로 일상 전반에서 건강한 삶의 가치를 나누는 확장된 웰니스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글로벌 소비자들의 일상에 영감을 주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