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 국내 총판사 ㈜조이웍스의 조성환 전 대표가 지난해 말 발생한 폭행 사건과 관련해 "폭행 자체는 분명한 잘못"이라고 재차 사과하면서도, 사건이 호카 국내 독점 판매권을 빼앗기 위한 내부 가담자와 외부 세력의 공모로 기획됐다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개월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조이웍스가 독점 중인 국내 판매권을 빼앗기 위해 소수의 내부 가담자와 외부 세력이 결탁해 벌인 언론 플레이"라고 주장했다.

조성환 ㈜조이웍스 전 대표이사가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카(HOKA) 갑질 폭행' 사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정재훤 기자

이번 사건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성동구에서 조 전 대표가 경쟁업체 케이브웍스 관계자 2명을 폭행하면서 발생했다. 사건은 올해 1월 MBC 보도를 통해 알려졌으며, 당시 피해자들이 조이웍스의 하청업체 관계자로 소개되면서 이른바 '갑질 폭행' 논란으로 확산했다. 이후 조 전 대표는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을 인정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호카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데커스브랜즈도 조이웍스와의 국내 유통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다만 이후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을 거쳐 피해자 측이 사건 당시 조이웍스의 하청업체가 아닌 경쟁업체였다는 취지로 일부 보도가 정정됐다. 조이웍스와 데커스브랜즈는 현재 국내 유통 계약 종료 문제를 놓고 국제 중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이날 케이브웍스가 조이웍스의 하청업체였다는 초기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케이브웍스와의 관계는 원청과 하청 관계가 아니었다"며 "회사 정보를 유용해 비밀리에 경쟁업체를 차린 뒤 특정 목적을 갖고 폭행을 유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건 이전 피해자들이 자신과 가족을 두고 모욕적인 발언을 해왔다는 내용을 전해 들었으며, 공통 지인을 통해 자신이 만남을 요청한 이유도 상대방 측에 미리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폭행 피해자들과 과거 동업 관계였다고 밝힌 손나자용 풀라르 파운더도 참석했다. 손 대표는 자신을 포함해 피해자 2명 등 총 6명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 내용을 공개하며, 사건 전부터 피해자들이 폭행 가능성을 예상했고, 오히려 폭행을 유도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손 대표는 "폭행 사건 전까지도 피해자들이 '몇 대 맞아주고 끝내면 된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며 "'일감을 주러 가는 줄 알았다'는 기존 언론 인터뷰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직후 병원에서도 피해자로부터 '생각보다 많이 맞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조이웍스 전 직원과 케이브웍스 측이 회사 일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날 상황에 놓이자 조 전 대표와 가족을 험담해 충돌을 유도하고, 이후 사건을 확대해 조이웍스를 흔들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호카 국내 판권을 둘러싼 경쟁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2023~2024년 이후 한국에서 케이(K)러닝 붐이 일면서 여러 대기업 유통사가 뒤늦게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조이웍스도 2023년부터 매년 계약을 지키기 위해 대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해지 보도 이후 30개 가까운 대기업이 미국 본사에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정당당한 경쟁이라면 언제든 환영하지만, 누군가 사람을 무너뜨려 판권을 가져가려는 계산을 했다면 대기업의 위력으로 공정한 시장의 틀을 흔드는 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조이웍스 직원들이 기업 경영 상황 악화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정재훤 기자

조 전 대표는 자신이 이미 조이웍스를 떠난 만큼 이번 기자회견이 경영 복귀를 위한 자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8년간 국내 최고의 러닝·아웃도어 전문가들과 함께 호카를 키워왔고, 8년 만에 20배 성장한 브랜드는 140명의 직원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제 개인의 불찰로 시작된 사건이 아무 관계 없는 직원들과 가족들의 생계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잘못은 제가 반드시 짊어지고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며 "그러나 그 벌을 직원들이 대신 받게 하지는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호카 브랜드 소유사인 미국 데커스브랜즈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냈다. 조 전 대표는 "이 일은 조성환 개인의 일"이라며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직원들이 일터를 잃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커스 역시 왜곡된 보도와 가짜 뉴스의 피해자"라며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으로 저희 직원들을 지켜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