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성장 정체를 겪는 사이 글로벌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중국 안타그룹이 품은 아크테릭스, 살로몬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가운데 영원아웃도어가 전개하는 노스페이스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크테릭스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 도산공원 인근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 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부지를 확보했고, 내년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매장 규모는 300~500평이 될 전망이다.

아크테릭스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앞서 아크테릭스는 지난해 9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시장에 직진출했다. 그동안 넬슨스포츠가 약 25년간 국내 사업을 맡아왔는데,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커지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본사 측에서 사업을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아크테릭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약 145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2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안타그룹은 2018년 아크테릭스와 살로몬 등을 보유한 아머스포츠를 인수한 후 아크테릭스를 핵심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국내에서 아크테릭스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고프코어(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스타일) 열풍을 이끌며 단순한 아웃도어 브랜드를 넘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고, 이에 맞춰 한국 투자도 늘리는 추세다.

같은 아머스포츠 산하 브랜드인 살로몬 역시 국내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성수, 한남동 등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고 있고, 트레일러닝과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을 앞세워 2030 소비자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촌에는 세계 최초 트레일러닝 전문 매장을 열고 그룹 러닝과 멤버십 세션, 트레일러닝 아카데미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모델 변우석의 행사 사진.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제공

반면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주춤한 모습이다. F&F가 전개하는 디스커버리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3650억원 안팎으로 전년 대비 약 1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때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시장을 이끌며 성장했지만,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성장과 소비 트렌드 변화로 성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파도 부진을 이어갔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네파의 지난해 매출은 2888억원으로 전년보다 2.9% 감소하며 4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1억원으로 전년(7억6000만원)보다 174% 확대됐다. BYN블랙야크 매출은 29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 줄었고, 영업손실은 64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57.1% 늘었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2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기능성 제품 판매 호조와 더불어 직영점, 백화점, 아울렛 등 주요 유통 채널이 고르게 성장했고, 외국인 관광객 수요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명동 신세계(004170)백화점 본점에서 판매되는 노스페이스 매출의 약 70%는 외국인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이어지면서 국내 아웃도어 시장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크테릭스 외에도 골드윈, 몬츄라 등이 직진출하거나 사업 전개 방식을 변경했고, 몽벨도 직수입 체제로 전환했다. 살레와와 하글로프스 등 한때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던 브랜드는 재진출했다.

패션 플랫폼과 편집숍들도 희소성 있는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카시나는 티톤브로스와 하이킹 패트롤 등 신규 브랜드를 선보였고, EQL은 골드윈, 디스트릭트 비전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확대하고 있다. 무신사 역시 피크퍼포먼스, 블랙다이아몬드, 스카르파 등 해외 기능성 브랜드를 중심으로 아웃도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