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성장세가 둔화했던 중국 화장품 소비가 회복 신호를 보이면서, 현지 사업을 펼치는 국내 뷰티 기업들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화장품 소매판매가 두 자릿수 증가한 데 이어 7월 들어 한국 화장품의 대(對)중국 수출도 반등했다. 중국 실적의 영향이 큰 LG생활건강(051900)과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코스맥스(192820)·한국콜마(161890)가 업황 개선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생활건강이 지난 1월 중국 상하이시 성가화원(盛家花園)에서 각국 귀빈을 초청해 브랜드 '더후'의 제품을 체험하는 '국빈루(国宾楼)'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LG생활건강 제공

28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의 화장품 소매 판매액은 456억위안(약 9조88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6% 증가했다. 지난 5월 증가율인 2.5%에서 한 달 만에 10.1%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같은 달 중국 전체 소비재 소매 판매액은 4조2691억위안(약 925조원)으로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누적 화장품 소매 판매액도 2445억위안(약 5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소비재 소매판매 증가율은 1.3%로 나타났다. 중국 내 소비가 전반적으로 둔화한 가운데 화장품 항목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한국 화장품 수출은 미국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한 반면 중국에서는 부진했다. 중국의 장기화한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현지 화장품 업체들의 제품 경쟁력도 높아진 영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화장품 수출은 22억달러(약 3조 2183억원)로 늘어 처음 중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지만, 대중국 수출은 19% 감소한 20억달러(약 2조9232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도 미국 수출은 41.5% 증가한 반면 중국 수출은 6.6% 줄었다.

중국 장쑤성 우시(무석)시에 위치한 무석콜마 공장. /한국콜마 제공

다만 최근 중국 내 화장품 소비와 한국 제품 수입이 함께 늘면서, 현지 업황이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중국으로 수출된 한국 화장품은 전년 동기보다 21.8% 늘었다.

이런 상황에 중국 사업을 전개하는 국내 기업들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더후'를 전개하는 LG생활건강이 꼽힌다. LG생활건강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1분기 2088억원에서 올해 1분기 1788억원으로 14.4% 감소했다.

이는 더후 브랜드 이미지 유지를 위해 면세점 판매 물량을 선제적으로 줄인 영향이다. 다만 중국 화장품 소비 회복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브랜드 재정비 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맥스 중국 상하이 신사옥 조감도. /코스맥스 제공

현지 고객사를 갖춘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은 이미 중국 사업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맥스의 올해 1분기 중국 법인 매출은 19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6% 증가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신생 브랜드의 신제품 생산 수요와 고객사의 판매 채널 다변화가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콜마 중국 법인 매출도 올해 1분기 4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7% 증가했다. 지난해 새로 확보한 고객사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가운데 선케어와 스킨케어 제품 주문이 성장을 이끌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향 화장품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는 지난해의 낮은 기저가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6월 중국 화장품 산업 매출이 양호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