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이 미국에서 일부 소비자가 찾는 온라인 히트 상품을 넘어, 대중이 일상적으로 접하고 반복 구매하는 주류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특정 케이(K)뷰티 브랜드를 정해 구매 채널을 찾아가는 '목적형 소비'가 늘고, 오프라인에서도 대형 유통 체인으로 판매망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러 K뷰티 브랜드가 단일 히트 상품에 의존하는 '반짝 유행'을 벗어나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평가한다.
27일 미국 뷰티 전문 매체 뷰티매터에 따르면, 지난달 23일(현지 시각)부터 26일까지 진행된 미국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뷰티 브랜드 키워드는 에이피알(278470)의 '메디큐브'로 집계됐다. 메디큐브는 2년 연속 프라임데이 뷰티 브랜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아누아와 라네즈, 조선미녀 등 다른 K뷰티 브랜드도 검색 순위가 일제히 상승했다. 프라임데이 전체 뷰티 검색량에서 K뷰티가 차지한 비중은 지난해 6.5%에서 올해 10.5%로 확대됐다.
미국 유통 전문 매체 리테일보스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메디큐브는 올해 상반기 구글 검색을 통한 울타뷰티(Ulta Beauty) 온라인몰 방문 횟수가 약 9만9300회를 기록, 전체 브랜드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더파운더즈가 운영하는 아누아는 약 5만5800회로 5위, 넥스트플레이어의 닥터멜락신은 약 4만6600회로 7위에 올랐다.
해당 수치는 소비자가 구글에서 브랜드나 제품 관련 키워드를 검색한 뒤 광고가 아닌 일반 검색 결과를 눌러 울타뷰티 온라인몰로 이동한 횟수를 집계한 결과다. 특정 브랜드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가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까지 직접 찾아갔다는 점에서 구매 고려 단계에 가까운 지표로 평가된다.
미국의 또 다른 주요 뷰티 유통 채널인 세포라(Sephora)에서도 K뷰티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들과 함께 검색 유입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의 더마 화장품 브랜드 에스트라는 약 8만9000회로 6위를 기록했다. 구다이글로벌이 운영하는 조선미녀도 약 6만3300회로 9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K뷰티의 성장 동력이 단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바이럴을 넘어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으로 확장되는 신호로 본다. 초기에는 바이럴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처음 알리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브랜드명을 기억한 뒤 주요 유통 채널을 직접 찾아 제품군을 살펴보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 미국 주요 유통업체들 K뷰티 상품군 확대
시장 규모와 소비자 저변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아이큐(NIQ)에 따르면 최근 52주간 미국 내 K뷰티 매출은 28억달러(약 4조10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48.1% 증가했다. 미국 가구 가운데 K뷰티 제품을 구매한 비율도 28.7%까지 높아졌다.
현재 북미 지역 K뷰티 매출의 76%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형 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드러그스토어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상대적으로 개척 여지가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최근 미국 주요 유통업체들도 온라인에서 확인된 K뷰티 수요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오기 위해 상품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타깃은 올해 봄 K뷰티 취급 규모를 기존보다 4배 늘리고 스킨케어와 색조 화장품을 포함한 신제품 150여개를 추가했다.
개별 브랜드의 입점 규모도 수천 개 점포 단위로 커지고 있다. 메디큐브는 지난 4월 미국 내 타깃 매장 1500곳 이상에 입점했다. 지난달부터는 월마트 약 3000개 매장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제로모공패드와 콜라겐 젤크림, 콜라겐 나이트 래핑 마스크 등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은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별도 매대를 구성하고 있다.
LG생활건강(051900)의 더페이스샵도 지난 26일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 매장 1600곳에 입점했다. 지난해 8월 타깃 매장 1900여 곳에 진출한 데 이어 월마트까지 판매처를 넓혔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침투 확대는 기존 고객층과 다른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고, 구매 의향이 높은 소비자가 모여 있어 구매 전환율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