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3040세대 창업자들이 잇따라 뷰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스타일쉐어·29CM를 이끈 윤자영(38) 전 대표와 스타일난다 창업자 김소희(43) 대표, 세터 창업자 손호철(35) 대표 등은 새로운 뷰티 브랜드를 론칭했다. 패션 브랜드 투자로 몸집을 키운 대명화학까지 뷰티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케이(K)뷰티가 패션 업계의 새로운 성장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자영 전 스타일쉐어·29CM 대표는 지난해 설립된 탠덤스튜디오 공동 대표를 맡아 신규 뷰티 브랜드 '노마디아'를 선보였다. 민감성 제품을 겨냥한 클렌징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노마디아를 첫 브랜드로 향후 포트폴리오를 넓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전 대표는 스타일쉐어를 창업한 뒤 온라인 쇼핑몰 29CM를 인수해 회사를 키웠고, 2021년 무신사에 약 300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스타일쉐어 사업 대표, 신설 법인 무신사랩 대표를 맡았고, 2023년 퇴사하고 약 2년 만에 뷰티 사업으로 다시 창업에 나섰다.
스타일난다와 색조 브랜드 3CE를 글로벌 뷰티 업체 로레알에 6000억원에 매각한 김소희 전 대표도 약 5년 만에 뷰티 업계로 복귀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월 화장품 제조 및 전자상거래 기업 '와닿다'를 세우고 지난달 신생 화장품 브랜드 '시튜에아'를 출시했다.
최근 K뷰티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이미 패션 분야에서 성공 경험을 가진 창업자들이 다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화장품은 국내에서 제조자개발생산(ODM) 회사가 제품 기획부터 개발·생산까지 맡는 구조가 자리 잡아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패션 시장에서 쌓은 브랜드 운영과 온라인 마케팅 역량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패션 브랜드 세터를 창업한 손호철 대표도 올해 초 뷰티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손 대표가 2021년 설립한 세터는 단기간에 성장하며 K패션 브랜드로 주목받았다. 이후 손 대표는 대명화학 계열 레시피그룹에 세터 경영권을 넘기며 엑시트했고, 지난 3월 스킨케어 브랜드 '오프사이트'를 출시하며 다시 창업에 나섰다.
개인 창업자뿐 아니라 패션업계 투자사들도 뷰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대명화학그룹은 계열사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을 통해 창고형 뷰티 아울렛 '오프뷰티'를 운영 중이다. 화장품 브랜드 인수도 검토하는 등 뷰티 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오프뷰티는 브랜드 이월 상품과 재고를 유통사가 직접 매입해 할인 판매하는 오프프라이스 스토어다. 일반 아울렛보다 할인율이 높고 여러 브랜드 상품을 한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5월 서울 광장시장에 첫 매장을 연 이후 현재 42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연내 100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뷰티 성장 속에 신규 사업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책임 판매 업체 등록 건수는 4089건으로 2021년(1883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전년 동기(2326건) 대비 약 12.1% 증가한 2607건이 등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