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 스탠다드 시즌 프리뷰 현장. 매대에 걸린 스웨터의 소재 표기는 수리 알파카와 내몽골산 캐시미어였다. 3만~5만원대 기본 티셔츠로 이름을 알린 브랜드가 이날 처음 공개한 프리미엄 컬렉션 '무신사 스탠다드 플러스'다.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가 상품군과 유통망을 동시에 늘리며 대형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4700억원이던 연간 판매액을 올해 1조원으로 끌어올리고, 매장은 국내외 60호점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기본 의류로 대중성을 확보한 뒤 기능성·프리미엄으로 올라서는 경로가 유니클로의 성장 공식과 닮았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2026년 가을·겨울(FW) 시즌 신규 컬렉션 '무신사 스탠다드 플러스' 제품 사진. /정재훤 기자

무신사는 이날 서울 성동구에서 무신사 스탠다드의 2026년 가을·겨울(FW) 시즌 프리뷰를 열고 신규 컬렉션 '무신사 스탠다드 플러스'를 처음 공개했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소비자 참여형 시즌 프리뷰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지훈 디자인 총괄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제품 공개는 회사 내부에서만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중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프리뷰를 시작으로 브랜드가 지향하는 새로운 상품과 메시지를 고객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플러스는 기존 베이식웨어의 실용성을 유지하면서 소재와 제작 완성도를 높인 상품군이다. 스웨터에는 수리 알파카와 내몽골산 캐시미어, 실크·캐시미어 혼방 원사 등을 적용하고 셔츠와 바지에는 이집트산 기자 코튼과 일본 코스모사의 고밀도 트윌 원단을 사용했다. 가격 중심의 기본 의류 브랜드에서 디자인과 품질을 함께 갖춘 종합 패션 브랜드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기능성 제품군도 강화했다. 브랜드가 2023년 선보인 도심형 아웃도어 컬렉션 '시티 레저'는 올해 상반기 37만장이 팔렸다. 상품 수는 출시 당시보다 10배 이상 늘어 재킷에서 바지·셔츠·조끼·다운·키즈 제품으로 확대됐다. 이번 시즌에는 다운 제품을 라이트·미드웨이트·헤비로 세분화하고 플리스와 트레일 라인도 보강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2026년 가을·겨울(FW) 시즌 '시티 레저' 제품군 신규 컬렉션 사진. /정재훤 기자

외부 브랜드 협업에는 '서울'이라는 정체성을 입혔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이날 서울에서 출발한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HELINOX), 여성 패션 브랜드 오헤시오(OHESHIO)와 협업 컬렉션을 공개했다. 헬리녹스와는 캠핑 의자에 쓰이는 고강도 원단을 적용한 일상용 가방을, 오헤시오와는 체크·도트·플라워 패턴과 빈티지한 감성을 반영한 여성 의류를 선보였다.

이는 서울에서 성장한 브랜드들의 기술력과 디자인 감도를 묶어 '서울에서 출발한 글로벌 SPA'라는 색깔을 강조하려는 목적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이번 시즌 캠페인 메시지도 서울에서 검증된 상품력과 브랜드 경험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한다는 의미의 '서울 스탠다드'로 정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국내외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국내 주요 지역과 중국 핵심 상권에 20개 이상 매장을 추가해 국내외 60호점을 달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상하이에 첫 해외 매장을 낸 데 이어 올해 항저우로 점포망을 넓혔고, 2030년까지 중국 매장을 100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무신사는 지난해 약 4700억원이었던 무신사 스탠다드 연간 판매액을 올해 1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한국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Helinox)와 협업해 제작한 가방 제품. /정재훤 기자

업계 일각에서는 플랫폼 사업자인 무신사가 자체 브랜드를 빠르게 키울수록 입점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입점 브랜드를 대체하기보다 다른 브랜드 구매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한다.

동국대 경영학과 이유석 부교수와 전남대 경영대학 김종대 조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PB 운영에 따른 플랫폼과 입점 브랜드 성장에 관한 소비자 행동 기반 연구'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 구매 경험이 많은 소비자일수록 이후 거래에서 입점 브랜드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과 구매 금액 비중이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함께 구매된 의류 브랜드의 95% 이상도 상품군이 겹치는 베이식·SPA 계열이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스탠다드는 기본에 충실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능성·프리미엄·협업 컬렉션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고객 접점을 확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