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기능성 샴푸가 케이(K)뷰티의 새 수출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킨케어와 색조 중심이던 뷰티 열풍이 헤어·두피 관리 시장으로 확산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북미,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051900)의 탈모·두피 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는 미국 세포라 입점을 계기로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세포라 온라인 몰에 입점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주요 매장 90여 곳에 선 론칭했다. 오는 8월에는 미국 전역 400여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탈모 일러스트. /조선DB

닥터그루트는 지난해 북미 코스트코 600여 매장 입점에 이어 아마존, 틱톡샵 등에서 판매를 확대했다. 지난해 연간 북미 매출이 전년 대비 800% 이상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두피·탈모 브랜드 '려'를 앞세우고 있다. 여성 맞춤 탈모 증상 케어 라인 '려 트루젠'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이어 지난해 초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아마존에서는 '자양윤모' '흑윤생기' 등 라인을 판매 중이다. 특히 한방 성분을 내세운 탈모 케어 콘셉트가 중화권, 동남아시아 소비자들 호응을 얻고 있다.

탈모 샴푸 브랜드 '닥터포에어', 모발 트리트먼트 브랜드 '어노브'를 운영하는 와이어트는 해외 시장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미국,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대표 제품인 '폴리젠 샴푸'가 입소문을 타며 판매가 늘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두피를 피부처럼 관리하는 이른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두피 건강은 물론 성분, 탈모 완화 및 방지 등 기능성을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K뷰티 기업들이 만드는 샴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올리브영 홍대점에서 상품을 구경하는 모습. /올리브영 제공

실제 K뷰티 성장세도 헤어·두피 부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식 헤어·두피 케어 시장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0.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체 K뷰티 시장 성장률 전망치인 9.3%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탈모 샴푸는 국내 소비자들의 오랜 관심과 업체 간 경쟁 속에서 제품력이 축적된 분야로 평가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국내 탈모 케어 시장 규모는 2020년 3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5000억원 규모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탈모로 고민하는 인구는 전 세계 약 10억명, 국내에만 약 1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탈모 관련 시장 규모는 올해 114억달러(약 17조5000억원)에서 2033년 268억달러(약 41조2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미는 글로벌 시장의 38.2%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탈모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샴푸를 넘어 두피 관리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단순 세정을 넘어 앰플, 세럼, 트리트먼트 등 전문 관리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헤어케어 브랜드 '아이엠'은 탈모 증상 완화 두피 앰플 '스칼프샷'을 출시했고, '리필드'는 두피 부스터와 트리트먼트 등을 선보였다.

헤어케어 브랜드 '그래비티'를 운영하는 카이스트 스타트업 폴리페놀팩토리는 미스트처럼 뿌리는 형태의 탈모 기능성 볼륨 토닉을 출시했다. 제품을 개발한 이해신 카이스트 화학과 석좌교수는 "탈모 관리 제품이 증상 완화를 넘어 두피 건강과 스타일링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