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늬 그래픽으로 알려진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를 운영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오너 중심의 지분 구조와 승계 방식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업주와 9세 자녀가 1·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배우자, 처제 등 친인척이 주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피스피스스튜디오 주식 102만8800주를 보유한 2대 주주는 창업주 박화목 대표의 미성년 자녀 박제인 양이다. 2017년생으로 올해 9세인 박 양의 상장 전 기준 지분율은 8.6%로, 박 대표(39.93%)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롱블랙 컨퍼런스 2026'에서 박화목 마르디 메크르디 대표가 대담자로 나선 강연 발표 자료에 '2026년 상반기 IPO(기업 공개)' 문구가 적혀 있다. /민영빈 기자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지난 2020년 설립된 기업으로, 꽃무늬 그래픽과 'MARDI' 로고를 앞세운 '마르디 메크르디'를 전개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마 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과 함께 이른바 '3마'로 불리며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외형 성장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데, 상장을 앞두고 지분 구조와 밸류에이션 등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상장 준비는 막바지 단계로,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26~27일 기관 및 일반투자자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린 박양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미성년자로, 상장 이후 지분 가치가 급등할 경우 승계 이슈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단순 금액만 놓고 보면 박양은 유통업계 주요 대기업 오너가를 제치고 미성년 주식 부호 상위권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피스피스스튜디오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9000원~2만1500원이다. 공모가가 상단에서 확정될 경우 박양 보유 지분 가치는 약 221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단 기준으로도 190억원대를 웃돈다. 지난해 기준 유통업계 미성년 주식 보유 1위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약 3%(약 160억원)를 보유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장녀 정다나(18)양으로 알려졌다.

마르디 메크르디 제공

앞서 박양은 2024년 배우 유아인이 매각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60억원대 단독주택을 전액 현금으로 매수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일곱 살이었던 박양은 매매 대금 63억원을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계약했다.

박양 외에도 박 대표의 처제인 이수인씨도 38만6400주(지분 3.2%)를 들고 있는데, 이는 박 대표의 배우자이자 사내 이사인 이수현씨(1.6%)보다 두 배 큰 규모다. 이수인씨가 보유한 일부 주식(6만9154주)은 공모 과정에서 구주 매출(현금화)할 예정이다. 다만 박 대표와 박양 등 최대 주주 일가는 30개월간 의무 보유(보호예수)를 확약한 상태로, 단기 차익 실현에 대한 투자자 부담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피스피스스튜디오의 최근 실적 흐름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1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282억원에서 167억원으로 약 41%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역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든 234억원, 영업이익은 75% 감소한 20억원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추세다.

실적이 꺾이면서 한때 1조원까지 거론되던 기업 가치는 현재 3000억원대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경쟁 브랜드 상황을 감안하면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칫 무리한 밸류 설정으로 흥행에 실패할 경우 패션업계 전반의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탓이다.

실제로 경쟁 브랜드들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레이어가 전개하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는 지난해 매출 1919억원, 영업이익 33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27.4%, 18.1% 증가했다. 하고하우스가 운영하는 마뗑킴 역시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103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억8000만원에서 8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달 초에는 브랜드 룩북(lookbook·화보집) 콘셉트를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마르디 메크르디가 선보인 파리 룩북이 명품 끌로에의 이미지, 구도, 분위기 등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데드 카피(dead copy· 모방) 논쟁이 확산했다. 회사 측은 이후 해당 룩북을 삭제한 상태다.

피스피스스튜디오 관계자는 "초기 자녀 명의로 일부 지분을 보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에는 현재 같은 기업 성장이나 IPO를 예상한 단계는 아니었다"며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친인척들도 단순 투자 목적 주주가 아니라 브랜드 초기 기획과 성장 과정에서 직접 참여해 온 핵심 인력"이라며 "지속적인 책임경영과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