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 우려 속에서도 국내 애슬레저 양강 업체로 꼽히는 안다르와 젝시믹스(337930)가 나란히 매출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레깅스와 브라톱 등 대표 제품군을 중심으로, 러닝·골프·이너웨어·맨즈웨어 등으로 외연을 넓히며 새 성장 동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슬레저는 운동(athletic)과 여가(leisure)를 결합한 개념으로, 운동할 때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기능성 의류를 뜻한다. 최근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해외 기업들의 국내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안다르는 지난해 매출 2987억원, 영업이익 2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13% 줄었으나, 매출은 26.1% 늘었다. 같은 기간 젝시믹스 실적은 매출 2741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30.3% 줄었으나 매출은 0.9% 증가했다.

양사 모두 지난해 신규 제품군 확대에 따른 마케팅비와 오프라인 매장 운영비, 해외 사업 확장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은 다소 둔화했다. 다만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한 채 브랜드 확장에 따른 신규 수요를 확보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모두 여성 레깅스와 요가·필라테스웨어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국내 애슬레저 브랜드다. 안다르의 최대주주는 코스닥 상장사 에코마케팅(230360)으로, 지난해 말 기준 지분 55.9%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창업자 신애련 대표로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했다. 에코마케팅은 현재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에 인수된 상태다. 베인캐피탈은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에코마케팅을 비상장화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안다르는 최근 단순 운동복 브랜드를 넘어 일상복과 전문 스포츠웨어를 아우르는 종합 애슬레저 브랜드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특히 러닝, 골프, 맨즈, 이너웨어, 비즈니스 애슬레저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며 착용 상황과 고객층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젝시믹스의 최대주주는 강민준 고문으로, 지난해 말 기준 지분 29.4%를 보유하고 있다. 강 고문은 젝시믹스의 전신인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창립자 중 한 명이다.

젝시믹스 역시 우먼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골프·러닝·이너웨어·맨즈웨어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젝시믹스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비중은 우먼즈 67.3%, 맨즈 15.6%, 골프 9.3%, 기타 7.8%로 집계됐다. 신규 제품군이 본격적인 매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젝시믹스(왼쪽), 안다르의 레깅스 광고 화보. /각사 홈페이지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안다르는 일본·싱가포르·호주 등을 거점으로 삼고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외연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 일본·싱가포르·호주 3개국의 월 판매액은 35억원을 돌파했다.

해외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안다르는 지난해 5월 호주 시드니 웨스트필드 시드니에 단독 매장을 열었고, 10월 싱가포르에서도 3호점을 출점했다. 또 최근 미국에 자사 기술력을 집약한 프리미엄 브랜드 '스트레치 유어 스토리(STRETCH YOUR STORY)'를 출시하며 현지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젝시믹스는 현지 법인 중심의 해외 확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재 일본·대만·중국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일본 182억원, 대만 92억원, 중국 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일본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58.4% 증가하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젝시믹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4%에서 2025년 11.7%로 세 배 가까이 높아졌다.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IMARC에 따르면 국내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2024년 76억7100만달러(약 11조원)에서 연평균 약 6%씩 성장해 2033년 129억7050만달러(약 19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커지는 한국 시장을 겨냥해 글로벌 브랜드들의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브랜드 알로 요가는 2025년 7월 서울 도산공원 인근에 아시아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고, 캐나다 브랜드 룰루레몬도 같은 해 11월 서울 강남에 아시아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였다.

채윤석 한국IR협회 기업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건강·웰니스 소비 확대와 함께, 셀럽·K콘텐츠 기반의 스타일 확산, 직장 내 캐주얼 드레스코드 수용 확대, 소재·제조 기술 고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중장기 성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레깅스 중심에서 러닝·골프·테니스 등으로 카테고리가 확장되면서 착장 맥락이 넓어졌고, 글로벌 브랜드와 토종 애슬레저 브랜드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