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090430)이 과거 9300억원대 자금을 들여 인수한 더마(Dermatology·피부과학) 코스메틱 브랜드 코스알엑스(COSRX)의 최근 분기 매출이 전고점을 경신하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코스알엑스는 인수 이후 한동안 매출이 감소하며 아모레퍼시픽의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받았으나, 최근 신규 제품군 확대와 유럽 채널 재편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올해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알엑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523억원, 영업이익 3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25.7% 늘었다. 2024년 5월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편입 이후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이다.

그래픽=손민균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1800억원을 투자해 코스알엑스 지분 38.4%를 확보했고, 이와 함께 잔여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도 함께 부여받았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 10월 7551억원을 추가 투입해 잔여 지분 28만8000주를 인수하며 코스알엑스 지분율을 93.2%까지 끌어올렸고, 2024년 5월 자회사로 편입했다.

코스알엑스는 지금까지 아모레퍼시픽이 인수한 브랜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자회사 편입 이후 실적 흐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코스알엑스 매출은 2024년 3분기 1506억원에서 4분기 1379억원으로 줄었고, 2025년에도 1분기 1016억원, 2분기 967억원, 3분기 994억원에 머무는 등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는 주요 수출 시장 내 케이(K)뷰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브랜드 신선도가 떨어진 가운데, 주력 제품 가격을 낮춰 대응하는 과정에서 매출과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이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알엑스는 과거 대표 제품 '스네일 뮤신 에센스'에 매출이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다"며 "단일 제품군 중심 성장은 빨라진 제품 호흡 주기 내에서 성장을 지속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스알엑스가 지난해 7월 출시한 브랜드의 첫 헤어케어 라인 'PEPTIDE-132 울트라 퍼펙트 헤어 본딩(Ultra Perfect Hair Bonding)' 제품. /코스알엑스 제공

그러나 코스알엑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제품 효과와 판매처 확대가 맞물리며 본격적인 실적 반등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펩타이드,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 등 신규 제품군을 확대하며 매출 기반이 넓어졌고 유럽에서는 유통망 재편 효과, 미국에서는 가격 안정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알엑스의 매출 회복은 아모레퍼시픽의 수익성 개선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코스알엑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5.9%로,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영업이익률 7.9%를 크게 웃돈다. 코스알엑스는 올해도 20%대 중후반 수준의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코스알엑스의 올해 매출이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기저 부담과 신규 제품군 확대가 코스알엑스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이 B2B(기업 간 거래) 채널을 바탕으로 성장을 주도했고, 미국도 가격 안정화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