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샴푸, 린스 등 헤어케어 제품 수요가 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K) 뷰티 열풍이 피부를 넘어 모발·두피 관리로 확산하는 가운데 모질, 기후, 생활 습관 등 지역별 특성이 반영된 맞춤형 제품이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051900)은 오는 28일 글로벌 뷰티 유통 채널 세포라(SEPHORA) 온라인몰 입점을 시작으로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8월에는 미국 전역 400여개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에도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 미국 뉴욕 팝업 트럭 행사에서 인플루언서 브랫맨 락이 제품을 증정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제공

닥터그루트는 2023년 북미 시장 진출 이후 아마존, 틱톡, 코스트코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상반기 북미 매출이 전년 대비 800% 이상 증가했고, 10월부터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 600여곳에 입점했다.

애경산업(018250)도 '케라시스'를 앞세워 북미 헤어케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미국 월마트 매장 390여곳에 케라시스를 입점시키며 현지 유통망을 강화했다. 이미 케라시스 인기가 입증된 중국, 중동, 남미 등에서도 헤어케어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뷰티 열풍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헤어케어 제품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해외 소비자의 시선은 피부를 넘어 두피와 모발로 넓어지는 추세다. 국내 아이돌이나 배우들의 윤기 있고 정돈된 머릿결이 주목받으면서 한국식 헤어 관리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제품은 브랜드와 제품별로 세분화된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국가별 특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강점으로 꼽힌다. 탈모 완화, 손상모 개선 등 기능성 제품군과 한방, 자연 유래 성분을 강조한 제품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닷컴에서 판매 중인 한방샴푸 댕기머리. /아마존닷컴

지역별 수요 특성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미국과 남미 등 서구권에서는 손상모 관련 제품 수요가 높은 편이다. 곱슬머리 비중이 높고 고데기 사용이 잦아 모발 손상이 많은 환경적인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외선 노출이 많은 활동이 잦은 점 역시 손상모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강한 자외선과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두피 관리, 탈모 예방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단순 세정을 넘어 진정, 쿨링 등 기능성 성분이나 한방 원료가 함유된 샴푸와 린스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중화권에서는 한방 샴푸 선호도가 높다.

아모레퍼시픽(090430) 려, LG생활건강 리엔, 두리화장품 댕기머리 등이 대표적인 인기 제품이다. 려는 고려인삼, 감초, 녹차 등 한국의 천연 한방 성분을, 리엔의 경우 무실리콘, 천연 한방, 샴푸와 컨디셔너 투인원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댕기머리는 1999년 출시된 국내 최초의 한방 샴푸 브랜드로 탈모 방지에 효능이 있다는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졌다.

틱톡과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뒤 코스트코, 월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본격 확장한 전략도 국산 헤어케어 산업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유명인(인플루언서) 후기 영상, 해시태그 등 온라인 중심 마케팅이 초기 시장 안착에 효과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두발용 제품 수출액은 4억7816만달러(약 7200억원)로 전년 대비 15.7% 증가했다. 두발용 제품 수출액은 2022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글로벌 헤어케어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000억달러(약 150조5800억원) 수준으로, 2034년까지 연평균 7.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