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와 정부의 가격 관리 강화 속에 국내 교복 업계가 사업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정장형 교복 대신 생활형 교복·체육복 전환 정책까지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학생복 사업만으로는 매출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교복 업계 1위 형지엘리트(093240)는 스포츠 굿즈, 워크웨어(작업복), 웨어러블 로봇 등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형지엘리트가 판매 중인 스페인 축구 구단 FC바르셀로나의 의류, 굿즈 제품 화보. /형지엘리트 홈페이지 캡처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복 브랜드 '엘리트(elite)'를 운영하는 형지엘리트는 지난해 하반기 매출 881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356.3% 늘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스포츠 사업이다.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한 33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교복(엘리트) 부문 매출은 248억원으로 7.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형지엘리트는 스포츠 구단이나 선수의 이름, 심벌, 로고, 마스코트 등 지식재산권(IP) 사용 권리를 취득해 각종 상품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한화이글스, SSG랜더스 등에 굿즈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롯데자이언츠는 2023년부터 형지엘리트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선수단 유니폼과 용품을 후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FC서울을 비롯해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 축구 구단과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각종 굿즈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올해도 계약 구단 확대와 야구 시즌 돌입 등에 힘입어 스포츠 사업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몰려 있는 만큼, 연말까지 스포츠 부문에서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형지엘리트는 기업 유니폼과 작업복 등을 공급하는 워크웨어 사업도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형지엘리트의 워크웨어 부문 매출은 27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2.2%를 차지했다.

형지엘리트는 올해 초 워크웨어 브랜드 '윌비워크웨어'를 '윌비랩(WILLBE LAB)'으로 리브랜딩하며 기존 대량 수주 중심의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및 소규모 사업장으로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해당 브랜드는 2024년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에 입점했고, 무신사·롯데온에도 차례로 브랜드숍을 여는 등 온라인 판매망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무신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형지엘리트의 워크웨어 브랜드 '윌비랩(WILLBE LAB)' 제품들. /무신사 홈페이지 캡처

형지엘리트는 신사업 영역을 로봇으로도 넓히고 있다. 올해 초 웨어러블 로봇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형지로보틱스를 출범하고, 로봇 기술과 의류 기술을 결합한 '입는 로봇' 개발에 나섰다.

웨어러블 로봇은 근력 보조와 재활을 돕는 착용형 장비로, 산업 현장이나 고령자 생활 지원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기술로 평가된다. 형지엘리트는 기존 워크웨어 사업과 결합해 근력 보조 작업복이나 재활 보조 로봇 등의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형지엘리트가 신사업 확대에 나서는 주된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등학교 1학년 수는 29만8178명으로 추산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1학년 수가 30만명 아래로 내려가는 시점을 2027년으로 전망했지만, 주민등록 인구와 취학률 등 변수를 반영해 감소 시점을 1년 앞당겼다.

정부의 교복 가격 관리 강화 기조도 업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발표한 '교복가격·학원비 개선·관리 강화 방안'을 통해 올해 교복 상한 가격을 34만4530원으로 동결하고,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교복 가격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육부는 가격이 비싸고 착용이 불편한 정장형 교복은 줄이고 생활형 교복이나 체육복 등 편한 교복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교복 업계는 학령인구 감소와 가격 관리 강화, 생활형 교복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겹치면서 교복 본업만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신사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