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연초부터 큰 폭으로 늘면서 케이(K)뷰티가 올해도 역대 최대 수출액을 경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북미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3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화장품 잠정 수출액은 8억4451만달러(약 1조2275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34.1%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수출액이 4억5500만달러로 21.2% 늘었고, 북미는 1억6800만달러로 48.1%, 유럽은 1억5600만달러로 54.8% 각각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기초 화장품 수출액이 4억2800만달러(약 6620억원)로 지난해 1월보다 37.4% 늘었다. 선크림을 비롯한 기타 수출 품목은 2억9900만달러(약 4350억원)로 49.3% 증가했다.

성장 궤도에 오른 국내 화장품 업계는 북미 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유럽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에이피알(278470)은 지난해 주력 브랜드 '메디큐브'가 미국 최대 뷰티 전문 편집숍 울타뷰티(Ulta Beauty) 온라인몰과 약 1400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마트와 입점 협의를 진행 중으로, 미국 내 오프라인 접점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올해 미국에서 온라인은 아마존, 오프라인은 세포라(Sephora)와 각각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동시에 취급 품목군도 더마(피부과학 기반) 화장품, 색조 화장품, 모발 관리 제품 등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LG생활건강(051900)도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탈모·두피 케어 브랜드인 '닥터그루트'와 구강 관리(오럴케어) 브랜드 '유시몰'을 핵심 브랜드로 운영하는 '네오뷰티사업 부문'을 신설하며 해외 시장에 힘을 싣고 있다. 닥터그루트는 지난해 상반기 북미 지역 매출이 전년 대비 800%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CJ올리브영은 올해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에 'K뷰티 존'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리브영이 브랜드를 큐레이션하고 상품·매대 구성과 브랜드 마케팅 방향 등을 결정하면 세포라가 매장 공간을 제공하고 현지 유통·판매를 맡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올리브영은 오는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현지 1호 매장을 열고, 연내 LA 등지에 복수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화장품 수출 통계.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K뷰티 업체들은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는 지난달 영국 온라인 뷰티 플랫폼 '컬트 뷰티(Cult Beauty)'에 공식 입점했다. 컬트 뷰티는 프리미엄 화장품을 엄선해 소개하는 영국의 뷰티 편집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컬트 뷰티를 첫 파트너로 선정해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럽 전역으로 브랜드 확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의 '어뮤즈'도 최근 영국 내 8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리테일 체인 '슈퍼드럭'의 30개 매장에 입점했다. 어뮤즈는 올해 상반기 중 프랑스 백화점에 단독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 예정으로, 파리 전역 정식 매장 입점도 추진 중이다.

올리브영은 폴란드 화장품 전문 유통기업 가보나(Babona)와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폴란드 유통 채널에 자체 브랜드 '바이오힐 보', '브링그린', '컬러그램' 등 3개 브랜드를 입점하고, 향후 타 유럽 국가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K뷰티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3% 증가한 114억3100만달러(약 16조62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국도 2024년 172개국에서 2025년 202개국으로 1년 새 30개국 늘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채널 확장과 유럽 내 브랜드 안착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출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흐름이 유지된다면 올해도 사상 최고 수출액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