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선 뷰티 업계에서 1980~1990년대생 리더들의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글로벌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온라인 채널과 소셜미디어(SNS) 중심 전략이 강화되면서 젊고 트렌디한 감각이 핵심 경영 자질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에이피알(278470)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임원진은 대부분 1980년대생이다. 김병훈 대표를 비롯해 임원 9명 중 7명은 1980년대생이고, 1명은 1990년대생이다. 외부 경력을 기반으로 영입된 연구개발(R&D) 담당 임원인 신재우 상무만 1974년생이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사진 에이피알

에이피알 임원 상당수는 회사 창립 초기부터 김 대표와 호흡을 맞춰왔다.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이민경 전무는 1988년생으로 2014년부터 재직 중이다. 국내 사업 본부장을 맡고 있는 임윤지 이사는 1992년생으로 2015년, 신재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1983년생으로 2016년부터 합류했다.

1988년생인 김 대표는 2014년 이주광(1987년생) 전 공동대표와 함께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을 창업했고, 2019년 사명을 에이피알로 변경한 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메디큐브 브랜드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로 12년차인 에이피알이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던 배경으로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 활용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꼽힌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전히 틱톡샵, 아마존 등 온라인 플랫폼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에이피알 같은 신생 뷰티 브랜드는 대체로 젊은 경영인 비중이 높다. 조선미녀, 티르티르, 스킨푸드 등을 보유한 구다이글로벌을 설립한 천주혁 대표는 1987년생이다. 구다이글로벌은 유통 기업으로 출발해 2019년 조선미녀를 시작으로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뷰티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미국 아마존에서 바이오던스라는 스킨케어 브랜드로 주목받은 박재빈 뷰티셀렉션 대표는 1990년생으로 알려졌다. 대학 졸업 후 알토스벤처스, 글로벌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하이퍼커넥트를 거친 박 대표는 2020년 회사를 설립했다.

어성초 토너 등 아누아 브랜드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더파운더즈의 이선형·이창주 대표는 1988년생이다. 아누아는 2022년 아마존을 통해 북미 시장에 진출했고, 작년에는 아마존 톱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대기업 뷰티 부문에서도 젊은 리더가 늘어나는 추세다. 신세계그룹 최초 여성 대표로 선임된 이승민 신세계인터내셔널 코스메틱 부문 대표는 1985년생이다. 로레알 출신인 이 대표는 어뮤즈 브랜드를 키운 성과를 인정받아 대표 자리에 올랐다.

올해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어뮤즈를 비롯해 비디비치, 연작 등 자체 뷰티 브랜드 성장에 공을 들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어뮤즈는 젊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기반으로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직은 1960~70년대생 임원이 주류인 아모레퍼시픽(090430)도 설화수, 라네즈 주력 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마케팅 부문에 각각 1980년대생 여성 임원을 배치했다. LG생활건강(051900) 역시 마케팅 쪽은 1980년대생 여성 임원 2명이 이끌고 있다.

케이(K)뷰티로 불리는 국내 화장품 산업의 글로벌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1전년대비 12.3% 증가한 114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별 수출액을 보면 미국(22억달러)이 가장 많았고, 중국(20억달러), 일본(11억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