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플랫폼들의 '뷰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뷰티 분야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일부 플랫폼이 거래액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자 패션부터 식품, 배달까지 다양한 플랫폼이 뷰티 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하며 공통된 성장 공식으로 채택하려는 모습이다. 플랫폼마다 수익성이 높은 PB(자체 브랜드) 제품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무신사 뷰티'의 거래액은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다. 특히 무신사에서 전개하는 4개 PB(무신사 스탠다드 뷰티·오드타입·위찌·노더럽)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0% 증가했다.

무신사 뷰티에서 전개하는 PB(자체 브랜드) 오드타입,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위찌 화보 사진. /무신사 제공

여성 패션 전문 플랫폼 에이블리도 이달 12~20일 진행한 '에이블리 뷰티 페스타'(에뷰페) 기간 일 거래액이 전년 대비 최대 234%까지 급증했다. 이번 에뷰페에서 에이블리가 진행한 라이브 방송의 당일 참여사 합산 거래액은 전주(1월 5~11일) 일평균 거래액 합산과 비교해 최대 380% 늘었다.

컬리 역시 지난해 4분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한 '컬리뷰티페스타 2025'가 누적 1만6000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 기간 페스타에 참여한 파트너사는 총 60개로, 이들 브랜드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9배 늘었다.

이처럼 뷰티 분야로 영역을 확장한 플랫폼의 성과가 가시화하자, 기존 주자들은 사업을 고도화하고 후발 주자들은 뷰티 카테고리 확대에 속도를 내는 흐름이다. 무신사는 올해 2분기 서울 성수동에 오픈 예정인 초대형 편집숍인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에 무신사 뷰티의 첫 번째 오프라인 상설 매장을 조성한다. 입점을 예고한 브랜드만 800여개에 달한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가 국내에서 쌓은 인지도와 상품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온·오프라인 채널로 판로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무신사는 PB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9월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전문 기업 코스맥스(192820)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에이블리에 신규 입점한 뷰티 브랜드들. /에이블리 제공

에이블리는 최근 '바이블리' '트위킨' '트위킷' 등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며 올해 중 PB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에이블리 사용자 중 1020세대 비율은 50%가 넘는데, 이 핵심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에이블리는 향후 플랫폼 내 PB 상품을 한곳에 모아볼 수 있는 'PB 전용관'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컬리도 올해 상반기 중 처음으로 뷰티 PB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컬리는 지난해 10월 뷰티 상품 기획자(MD)와 PB 상품 기획 등의 분야에서 두 자릿수 규모로 뷰티 컬리 인력 채용을 진행했다.

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는 올해 입점 연계형 뷰티 브랜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신설해, 중소·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카테고리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브랜드 10여개를 엄선해 전략 수립부터 마케팅 실행까지 컨설팅을 제공하고, 플랫폼과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배달의민족 앱 내 '장보기·쇼핑홈'에 신설된 '뷰티관'. /배달의민족 앱 캡처

배달의민족 역시 최근 앱 내 '장보기·쇼핑홈' 화면에 '뷰티' 카테고리를 신설하며 뷰티 분야를 강화했다. 그간 배민 앱 내 일부 뷰티 제품은 '펫·홈·패션' 카테고리에 포함했지만, 성장성을 고려해 상위 카테고리로 전면 배치하는 전략을 택했다. 실제 지난해 배달의민족 앱 내 뷰티 관련 주문 수는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배달의민족은 뷰티 제품을 주문하면 1시간 내에 배송받을 수 있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배달의민족 앱 내에는 아리따움, 러쉬 등 인지도가 높은 뷰티 브랜드와 더불어 다양한 인디 브랜드 제품이 입점해 있다.

이처럼 플랫폼들이 뷰티에 집중하는 배경으로는 화장품 특유의 고마진 구조가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은 매출원가율(전체 매출액 중 제품 생산·서비스 제공에 직접 소요된 비용 비율)이 20~30% 수준으로 낮다. 유통 기한이 비교적 길어 보관·재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반복 구매율이 높아 고객을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도 크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뷰티는 더 이상 특정 플랫폼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플랫폼 산업 전반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핵심 카테고리가 됐다"며 "각 플랫폼이 어떤 방식으로 뷰티를 해석하고 고객 경험에 녹여내느냐가 중장기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