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가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에는 피부 재생과 회복을 목적으로 피부과 시술이나 전문 의약품 영역에서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스킨케어 제품 전반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올리브영 강남타운점 매대에는 'PDRN'을 전면에 내세운 제품들이 줄줄이 진열돼 있었다. 브랜드와 제품 종류는 수십 개에 달했다. 앰플, 세럼 제품이 가장 많았지만, 로션·크림·미스트·마스크팩도 눈에 띄었다. 매장 곳곳의 입간판, 벽면의 포스터 등 주요 홍보물에서도 PDRN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PDRN은 피부과에서 이른바 '연어주사'로 불리는 약물의 핵심 성분이다. 연어에서 추출한 DNA 조각으로 세포를 재생하고, 피부 회복을 돕는 효능이 있다. 피부를 튼튼하고 탄력 있게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스킨부스터 시술인 리쥬란힐러와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뷰티업계는 홈케어 수요 확대와 기능성 화장품 선호 흐름 속에서 PDRN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 보습이나 미백을 넘어 피부 컨디션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피부 장수(롱제비티·Longevity)나 저속 노화(슬로 에이징·Slow-ag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탓이다.
더마코스메틱 시장 성장도 PDRN 확산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을 결합한 개념으로 제약·바이오 기술과 임상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안정성과 효능을 강조한 제품을 뜻한다. 일반 화장품보다 의료적 신뢰도를 확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요 브랜드는 초기 제품 기획 단계부터 원료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연어, 송어 등 동물성 원료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녹차, 장미, 해조류 등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PDRN을 적용하는 사례도 느는 추세다. 농도, 제형, 병행 성분 조합을 달리한 제품 개발도 잇따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미세조류 클로렐라에서 추출한 PDRN을 개발하고, '블루 PDR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식물성 PDRN은 동물성 PDRN에 비해 환경 친화적이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니스프리나 아이오페 역시 식물성 PDRN이 함유된 제품을 개발하고, 일부는 직접 제조도 하고 있다.
아직은 대부분 브랜드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또는 제조자 개발 주문 생산(ODM)사를 통해 생산하고 있지만, 자체 생산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주요 제조사로는 코스맥스(192820), 코스메카코리아(241710), 코스비전, 한국콜마(161890) 등이 있다.
에이피알(278470)은 경기 평택시에 PDRN과 PN(폴리뉴클레오티드)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공장(에이피알팩토리 제3캠퍼스)도 설립했다. 기술 내재화와 자체 생산을 통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제조사에 소재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기존 화장품에 활용하고, 신제품 개발도 준비 중이다.
해양수산부 발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PDRN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는 76억8000만달러(약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22년 기준 44억7000만달러(약 6조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PN 등까지 더하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