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병 에센스'로 유명한 미국 에스티로더가 실적 부진 속 브랜드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뷰티 시장이 신생 인디 브랜드 위주로 재편되면서, 기존 럭셔리 뷰티 업계의 수익성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로더는 이달 들어 포트폴리오 조정을 본격화했다. 실적이 부진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각을 검토 중이다. 닥터자르트, 투페이스드, 스매시박스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최근 에스티로더의 대표 제품인 갈색병 에센스를 비롯해 라메르, 조말론런던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는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추세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소비가 부진하고, 면세 채널 판매가 위축된 탓이다.
에스티로더는 브랜드 정리와 더불어 비용 축소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는 구조조정 일환으로 최대 7000명의 글로벌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오프라인 유통망을 정리하는 한편, 운영 구조 단순화 작업 등도 추진 중이다.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인디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도 에스티로더 입지 축소 원인이다. 세포라, 울타뷰티 등 글로벌 뷰티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중소·신생 브랜드 입점이 늘고 있다. 성분이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 케이(K)뷰티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흐름 속 사업 재편에 나선 럭셔리 뷰티 업체는 에스티로더뿐이 아니다.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2017년 출범한 뷰티 브랜드 '펜티 뷰티(Fenty Beauty)'의 보유 지분 50% 매각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명품 브랜드 구찌 모회사 케링그룹은 경쟁사인 로레알에 뷰티 사업을 매각했다. 일본 시세이도는 2024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전망으로 현지에서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휴고 보스, 베라왕 향수 등을 보유한 코티 역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피알(278470), 조선미녀 등 신생 브랜드 존재감에 국내 뷰티 업계 지형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존에 설화수와 더후를 앞세워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온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 역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헤라의 주력 브랜드의 제품 리뉴얼과 함께 국내외서 수익성이 낮은 비핵심 브랜드나 매장은 정리하는 추세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북미, 일본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채널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수장이 바뀐 LG생활건강도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내고 있다. 올해 핵심 과제에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수익성 구조 재조정 등이 포함됐다. 럭셔리 브랜드 더후의 경우 적극적인 리뉴얼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