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겨울철 패션업계에서 '패딩 충전재 오기재' 사태가 되풀이되자 소비자단체가 업계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1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영원아웃도어가 전개하는 노스페이스가 패딩 충전재 혼용률을 오기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 3일 자체 전수조사 결과 총 13개 품목에서 충전재 정보가 잘못 기재된 것을 확인했다고 공지했다. 사측은 해당 기간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인 환불 조치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논란은 무신사 등 패션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의구심에서 시작됐다. 거위털과 오리털이 섞인 재활용 다운을 사용했음에도, 제품 정보란에는 '거위 솜털 80%, 깃털 20%'로 표기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특히 '1996 눕시 에어 다운 자켓'의 경우 2023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2년 동안 잘못된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이번 사태를 소비자를 기만한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로 규정하고 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 신고했다. 연맹 측은 피해 규모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향후 집단 분쟁조정이나 법적 소송 추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연맹은 노스페이스뿐만 아니라 다운 점퍼 시장 전반의 검증 체계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연맹 관계자는 "브랜드와 유통 플랫폼의 상품 관리 시스템 및 책임 소재를 명확히 점검해야 한다"라고 했다. 공정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력히 요구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패션 플랫폼 내 구스 다운 제품 24개를 점검한 결과, 5개 제품이 거위털 기준(80% 이상)에 미달했으며 2개 제품은 거위털 대신 오리털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세계 계열 W컨셉 역시 지난달 '프론트로우' 제품의 함량 미달을 확인하고 자발적 리콜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