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는 사업 부문과 이를 지원하는 조직을 분리한 '투 트랙 경영 체제'를 도입하고, C레벨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대규모 조직 개편을 12일 단행했다.
무신사는 내년 1월부로 조남성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해 법무·재무·홍보·인사 등 전사 지원 기능을 총괄하도록 했다. 조 대표는 인사 책임자(CHRO) 직도 겸해 조직 문화 개선과 지원 조직 간 협업 체계 구축을 추진하게 된다.
이에 따라 무신사는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창업주 조만호 대표와 사업 지원 부문을 담당하는 조남성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지난해 3월부터 각자대표로 활동해 온 박준모 대표는 내년부터 고문으로 이동해 후방 지원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무신사는 동시에 분야별 최고 책임자(C-level) 체계를 전면 도입한다. 최고커머스책임자(CCO), 최고브랜드책임자(CBO),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법무책임자(CLO), 최고홍보책임자(CPRO), 최고인사책임자(CHRO), 최고디테일책임자(CDeO) 등 각 C레벨에 독립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하고, 연 단위 성과 평가 기반의 보상·책임 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오프라인 매장 확장, 뷰티·라이프스타일 강화, 해외 진출 등으로 사업 범위가 커지면서 기존 수평적 조직으로는 빠른 의사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조치다. 무신사는 스타트업 시절부터 유지해온 '애자일(Agile)' 문화를 기반으로 하되, 성장 단계에 맞는 체계적 경영 시스템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 8월 IPO 추진을 공식화한 점도 이번 조직 개편의 배경으로 꼽힌다.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정교한 내부통제·관리체계를 갖추기 위해 경영 구조를 안정화한 것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브랜드·커머스·테크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책임과 권한을 갖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개편은 무신사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 수준의 선진 경영 시스템을 갖추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