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2시쯤 서울 성동구에 있는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성수 직영점' 입구에 고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 /정재훤 기자

지난 17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성수 직영점. 날씨가 쌀쌀한 평일 오후임에도 매장 입구에는 30명가량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입구에 있던 직원은 매장 안 적정 인원을 살피며 손님을 한두 명씩 매장으로 안내했다. 내부의 손님들은 전시된 각종 패딩 제품을 만져보며 자신에게 맞는 치수를 가늠했다.

이곳은 영원아웃도어의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화이트라벨(White Label)' 플래그십 스토어로, 지난달 30일 가오픈(임시 개점)을 거쳐 지난 15일 정식 개장했다.

화이트라벨은 영원아웃도어가 지난 2011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컬렉션이다. 기존 노스페이스가 산악 등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기능성 의류에 치중했다면, 화이트라벨은 트렌디한 디자인을 접목해 일상 속 패션으로서의 활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 15일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성수 직영점 오픈 행사를 찾은 브랜드 홍보대사 박보검. /노스페이스 제공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직영점은 국내 패션 얼리어답터(앞선 사용자·early adopter)들에게 입소문을 타며 올겨울 패션 트렌드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5일 열린 매장 정식 오픈 행사에는 브랜드 홍보대사 박보검이 참석해 인근 지역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이곳 매장은 총 2개 층으로 구성돼 있고, 내부에는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의 여러 인기 제품이 전시돼 있다. 1층 매장 입구에는 노스페이스를 대표하는 숏 패딩 '눕시 재킷'의 소재를 스웨이드 재질로 재해석한 신제품이 비치됐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옛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디자인에 적용한 티셔츠, 모자, 에코백 제품도 외국인 손님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2층은 인기 가방 제품 '빅 샷'을 비롯한 각종 잡화류가 전시됐다. 신발 외피에 패딩 소재를 적용해 보온성을 높인 '부띠' 제품도 다양한 색상이 마련돼 있었다.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성수 직영점 내 '한글 티셔츠' 매대 모습. /정재훤 기자

손님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제품군은 경량 패딩이었다. 매장에 들어선 이들은 1층 중앙부에 있는 경량 패딩 매대부터 찾아가 원하는 제품과 치수가 있는지 확인하곤 했다.

올겨울을 앞두고 노스페이스의 패딩 제품들은 온라인에서도 큰 인기를 보였다. 특히 신제품 '웨이브 라이트 온 재킷'은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기 전인 9월 초 출시됐는데, 입고 당일 완판을 기록하며 리오더(추가 생산)에 돌입했다. 지난달 말 온라인몰에 재입고된 추가 생산 물량 역시 인기 색상 및 사이즈를 중심으로 빠르게 품절되고 있다.

리셀(재판매) 플랫폼 크림(KREAM)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패딩 카테고리 제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노스페이스 제품 거래액은 253% 급증했고, 거래액 상위 10개 제품 중 절반은 노스페이스 브랜드가 차지했다.

제품 인기가 치솟으면서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크림에서 '벤투스 온 재킷'은 정가보다 최대 3.7배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웨이브 라이트 온 재킷'과 '마티에 EX 다운 후디' 제품도 정가보다 각각 2.5배, 2.2배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성수 직영점 내 경량패딩 매대를 찾은 손님들의 모습. /정재훤 기자

노스페이스 브랜드 인기에 힘입어, 국내 판권을 가진 영원아웃도어의 매출은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매출 1조52억원을 기록하며,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신제품 인기에 힘입어 연간 매출액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스페이스는 이번 화이트라벨 직영점을 필두로 향후에도 주요 지역에 신규 매장 및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개설 활동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또 기능성과 트렌드를 아우르는 제품 다변화 등을 통해 국내 고객과 해외 관광객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국내 대다수 패션 브랜드들이 매출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노스페이스는 고유의 아웃도어 라인과 라이프스타일 컬렉션인 화이트라벨의 동반 흥행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