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국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는 만큼, 오프라인과 신사업인 뷰티(화장품) 분야에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일본,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도 이어가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오는 14일 이사회를 개최한다. 구체적인 안건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 논의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전날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IPO 진행 상황에 대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IPO 주관사 선정을 논의 중"이라고도 했다.
무신사는 지난 8월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고, 지난달 주관사 선정을 위한 증권사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연말까지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쯤 상장할 계획이다. 국내 증시 입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해외도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최근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하면서, 회사는 외형을 키우는 데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으로 증시 입성을 노리는 만큼 사업 다각화로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다는 취지다. 지난 2023년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약 3조5000억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올해 초부터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은 물론, 매장 형태도 다양화하고 있다. 다음 달 서울 용산에 첫 초대형 리테일 매장 '메가스토어' 문을 열고, 여성, 신발, 모자 등 영역별 전문 편집숍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29CM 큐레이션 공간 이구갤러리 등을 포함해 무신사가 선보인 오프라인 매장 수는 약 20개다.
신사업으로 점찍은 뷰티 분야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외부 브랜드 제품을 가져다가 파는 것은 물론 코스맥스 등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와 손잡고 자체 브랜드 생산도 시작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오드타입, 위찌, 레스트앤레크레이션 뷰티가 대표적이다. 리빙, 호텔, 레지던스, 플라워 등 상표권을 출원하며 신사업 영역 확장도 예고한 상태다.
해외 시장은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다음 달 중순 중국 상하이에 첫 번째 해외 오프라인 매장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난징둥루, 쉬자후이, 항저우 등 3개 지역에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달 도쿄에서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운영했고, 내년 초 정식 매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무신사가 10조원대 기업가치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회의론이 제기된다. 회사의 성장세와 수익성을 감안할 때 몸값 수준이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다는 것이다. 무신사 매출은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 102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무신사가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달성하려면 지난해 순이익(698억원)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143배, 올해 예상 순이익 기준으로 봐도 여전히 PER 100배 이상이 요구된다.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지만, 국내 주요 패션·의류 상장사의 평균 PER이 5~10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괴리돼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해외 시장 성과가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은 사실상 이미 포화된 상태고,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화장품 실적도 예상보다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해외의 경우) 초기에는 실적이 두드러지지 않아도 소비재에 대한 수요와 성장세를 고려하면 향후 기업가치 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