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업계가 이달 말 다가오는 미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 행사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마케팅 준비에 한창이다. 미국 내 인기를 바탕으로 올해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케이(K)뷰티 업체들은 4분기에도 블랙프라이데이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액 경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의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 날을 뜻한다.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유통 기업들은 이날을 전후로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를 펼친다.

특히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 전후 약 10일간 '블랙프라이데이 위크(Black Friday Week)'라는 이름으로 패션, 뷰티, 생활용품, 전자제품 등 주요 카테고리에서 큰 폭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전 세계 소비자들의 구매가 집중되는 만큼, 주요 소비재 브랜드들은 이 시기를 1년 매출의 분수령으로 삼는다.

이달 28일로 예정된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아마존이 게시한 광고 이미지. /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K뷰티 업체들은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미국으로의 제품 수출량을 지난해보다 대폭 늘리고 있다. 한국무역통계 정보포털(TRASS)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액 규모는 1억6200만달러(약 236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2%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재 미국 아마존에는 1200개가 넘는 K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약 2만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 미국 스토어에서 K뷰티 제품 판매량은 2023년과 비교해 70% 이상 늘었고, 올해 한국 뷰티 셀러(판매자) 수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늘었다.

일부 브랜드는 앞서 7월 8~11일(현지 시각) 4일간 열린 아마존의 하계 단기 할인 행사 '프라임데이' 판매량 상위권에 오르며 다가올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프라임데이는 아마존이 2015년부터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매년 진행하는 할인 행사로, 블랙프라이데이와 더불어 연중 가장 큰 규모의 혜택이 부여된다.

아마존 내 메디큐브 판매 페이지. /에이피알 제공

미국 뷰티 마케팅 업체 나비고에 따르면, 올해 아마존 프라임데이 내 화장품 부문에서 에이피알(278470)의 메디큐브(Medicube)는 매출 점유율 9.3%를 기록해 전체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090430)의 라네즈(Laneige)는 3%로 9위, 뷰티셀렉션의 스킨케어 브랜드 바이오던스(Biodance)는 2.9%로 10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메디큐브는 올해 프라임데이에서 전년 행사 대비 6배 늘어난 3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 '제로 모공 패드'는 행사 시작과 함께 뷰티 전체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의 대표 홈 뷰티 디바이스 '부스터 프로'와 '부스터 프로 미니' 역시 '주름&항노화 디바이스' 부문 1·2위를 각각 차지했다.

라네즈의 대표 제품 '립 슬리핑 마스크'와 '립 글로이 밤'은 각각 립케어와 립글로스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다. 바이오던스도 프라임데이 기간 대표 제품 '리얼 딥 마스크'가 150만장 넘게 판매되며 얼굴 마스크 부문 1위에 올랐고, 토너패드는 페이셜 토너 부문 10위를 기록했다.

미국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다양한 K뷰티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아마존 캡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85억2000만달러(약 12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이런 흐름에 발 맞춰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K뷰티 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됐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매출 1조169억원, 영업이익 9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41% 증가한 수치다. 에이피알은 3분기 실적이 매출 3859억원, 영업이익 96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2%, 253% 늘었다. 달바글로벌은 3분기 매출 1173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3%, 영업이익은 18.6% 증가했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시기엔 미국인들의 소비가 집중되기 때문에, 단기간 매출이 큰 폭으로 뛰는 경향이 뚜렷하다"라며 "최근 미국 내 K뷰티 인기가 높아졌고, 아마존 역시 K뷰티를 집중 지원하고 있어 올해 행사에서도 브랜드들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