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진흥법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2월 김재원 국회의원(조국혁신당) 등 13인이 발의한 패션산업 진흥법과 관련, 패션업계 인사들이 참석해 '패션산업 진흥법 제정, 왜 지금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마련됐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패션협회가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등이 후원했다.
국내 패션 시장은 연간 85조원 규모로 음식, 뷰티, 음악과 함께 한류의 주요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패션 관련 정책은 생산 중심의 산업적 측면에 치중돼 패션의 문화적 가치와 창의성을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패션산업진흥법은 한국 패션산업의 체계적 육성, 창작 활동 지원,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법안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관계 중앙행정기관장과 협의해 5년 단위로 패션산업 진흥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김 의원은 "K콘텐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졌지만 뷰티, 음악 등에 비해 패션만 소외된 경향이 있고 마땅한 법안도 없다"라면서 "패션산업진흥법은 패션을 의류 산업이 아닌 문화 산업이자 콘텐츠 산업으로 육성하고, 관련 산업의 체계적 지원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라고 했다.
성래은 한국패션협회 회장은 "유통 서비스 연관 사업까지 포함하면 패션 산업은 약 44만 명의 일자리와 연결이 되는 고용 창출 산업"이라며 "오늘 논의되는 패션산업진흥법은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K패션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거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K-패션의 위상과 지원 정책 및 비전'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정민 트렌드랩506 대표는 "패션은 고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대표 산업"이라며 "한국 패션계가 한류의 성장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이 오히려 럭셔리 업계가 K컬처의 코드를 활용해 성장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창의 인재 ▲창의 자본 ▲창의 생태계 육성을 목표로 밸류체인(가치사슬) 간 협업을 통한 혁신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발굴하고,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생태계에 최적화된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을 좌장으로 김현목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과장, 김대영 산업통상자원부 섬유탄소나노과 서기관, 고태용 비욘드클로젯 대표, 이정수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리차드 전 아이디얼피플 대표 등이 참석해 산업, 교육, 저작권 보호, 통상 정책 등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
고태용 대표는 "현재의 정부 지원은 단기적, 획일적 방식에 머물러 있다"면서 "신진부터 중견까지 디자이너의 단계적 육성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리처드 전 대표는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브랜드에 대해 상품성이 높다고 평가하지만, 동시에 브랜드 규모와 장기적 안정성 측면에서 신뢰도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해외 거래 리스크를 해소하고 브랜드 지식재산권(IP)을 강화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제정적 법적 지원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