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그룹의 여성 패션·뷰티 전문 플랫폼 'W컨셉(더블유컨셉)'이 글로벌 전담 조직을 강화하며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W컨셉은 글로벌몰 입점 브랜드를 늘리면서, 각 국가별 현지화 전략을 펼쳐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6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W컨셉의 글로벌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해외 사업을 맡던 부서를 격상시켜 조직을 키운 것이다. W컨셉 관계자는 "해외 사업을 확장하려는 목적으로 관련 조직을 정비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W컨셉은 기존 상품기획담당 조직을 상품1담당과 상품2담당으로 분리하며 제품 조달 과정에서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였다. 상품1담당 조직은 컨템퍼러리·캐주얼·뷰티·라이프 분야를 전담하고, 상품2담당은 PB(자체 브랜드)·아웃도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W컨셉 제공

W컨셉이 해외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은 최근 해외에서 한국 드라마·영화 등이 인기를 끌며 케이(K)패션·뷰티의 인지도가 높아진 덕이다. W컨셉은 올 상반기 글로벌 앱 입점 브랜드 수를 전년 대비 3배가량 늘리고,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서비스 품질을 고도화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W컨셉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매출 증가율은 싱가포르(31%), 일본(20%), 아랍에미리트(170%), 프랑스(60%) 등이다. 아시아·유럽 주요 국가에서 고르게 늘었다. 같은 기간 W컨셉 글로벌몰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와 누적 회원 수도 전년 대비 각각 27%, 12% 증가했다.

W컨셉의 글로벌 확장은 동종 업계 1위 플랫폼 '무신사'의 행보를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신사는 올 하반기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무신사는 최근 중국 안타그룹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현지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W컨셉과 무신사는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나란히 '전문 무역상사'로 선정되며 글로벌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문 무역상사는 해외 네트워크와 수출 역량을 보유한 수출 전문 기업을 지정해 해외 진출을 대행·지원하는 제도다. 전문 무역상사로 지정된 업체는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지원 제도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W컨셉이 지난 8월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 글로벌몰 웹사이트 화면. /인터넷 캡처

W컨셉은 한때 여성 패션 플랫폼 1위였다. 2021년 신세계그룹에 인수됐다. 그러나 W컨셉처럼 젊은 여성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패션 플랫폼 '29㎝',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W컨셉의 매출액은 2019년 526억원에서 2020년 717억원, 2021년 1014억원, 2022년 1368억원, 2023년 1455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1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5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추가 성장을 위해 해외 사업 성과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W컨셉은 하반기 글로벌몰을 전면 개편하고, 일본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해외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데이터 분석 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일본 패션 시장 규모는 8조2500억엔(약 78조원)으로 전망된다. 한국 패션 시장 규모의 1.6배 수준이다.

W컨셉은 글로벌몰에 일본어 검색과 인공지능(AI) 자동 번역 시스템을 도입하며 UI·UX를 전면 개편했다. 결제 수단도 구글페이, 애플페이, 아마존페이, 알리페이 등을 모두 지원해 글로벌 고객도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W컨셉 관계자는 "입점 브랜드를 확대하고, 현지 인플루언서 협업 콘텐츠 등 다양한 현지화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K패션과 뷰티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가교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