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오너가(家) 갈등의 시발점이 된 콜마비앤에이치(200130)(콜마BNH) 경영권 분쟁이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일단락됐다. 윤상현 콜마홀딩스(024720) 부회장이 제시한 안건이 모두 통과되며, 윤 부회장은 지주사와 주요 자회사 이사회에 모두 합류했다.

다만, 경영권 갈등의 불씨는 아직 남아 있다. 윤동한 콜마홀딩스 회장은 윤 부회장을 상대로 과거 증여한 주식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윤 회장은 내달 콜마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회 장악도 시도하고 있다.

(왼쪽부터)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 윤상현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한국콜마 제공

콜마BNH는 26일 세종테크노파크에서 제12기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윤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가결했다. 윤 부회장의 측근인 이승화 전 CJ제일제당(097950) 부사장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통과된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콜마BNH의 부진한 실적이 모회사인 콜마홀딩스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경영진 교체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윤 부회장이 제안했다. 이에 맞서 윤 회장과 윤 대표는 임시주총 소집을 막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수 개월간의 공방 끝에 열리게 된 이번 임시 주총은 콜마그룹 지배구조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평가됐다. 결과적으로 콜마BNH 이사회는 윤 부회장 측 인사 5명, 윤 대표 측 인사 3명으로 재편됐다.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한국콜마–콜마BNH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며 경영 전권을 확보했다.

윤 부회장은 지주사와 자회사 간 연계를 강화하는 밸류업(기업·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과거부터 지적해 왔던 콜마BNH의 실적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사업 구조 개편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주주 환원 확대, 배당 정책 강화, 신사업 다각화 등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콜마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콜마비앤에이치 임시 주주총회가 26일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테크노파크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다만 이번 임시주총으로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종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윤 회장이 윤 부회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주식 반환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내달 예정된 콜마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윤 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윤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그룹 전체의 운영권은 윤 부회장에게, 콜마BNH의 경영권은 윤 대표에게 부여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여기엔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의 주주이자 경영자로서 윤 대표가 윤 회장으로부터 부여받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사업 경영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지원 혹은 협조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후 윤 회장은 2019년 자신이 갖고 있던 지주사 콜마홀딩스 주식 대부분을 딸, 사위 등에게 증여했다. 윤 부회장은 이때 약 230만주를 받았고, 지난해 콜마홀딩스가 단행한 1대1 무상증자로 약 460만주까지 늘었다. 이는 현재 콜마홀딩스 유통 주식 가운데 약 13.4%에 해당하는 규모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재훤 기자

콜마그룹 오너가의 경영 합의는 올해 4월 윤 부회장이 콜마BNH에 자신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으로 비화했다. 이 과정에서 윤 회장은 5월 30일 경영 합의 위반을 근거로 과거 윤 부회장에게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약 460만주의 증여 계약을 해제하고, 주식 반환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의 첫 변론 기일은 내달 23일로 예정돼 있다.

만약 윤 회장이 소송에서 승소하면, 윤 부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31.75%에서 약 18.35%로 떨어진다. 반면 윤 회장의 지분율은 약 18.99%까지 올라가며 균형이 맞춰진다.

내달 26일 열리는 콜마홀딩스의 임시 주총도 경영권 분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 주총은 윤 회장 측이 요구해 소집된 것으로, 윤 회장은 콜마홀딩스에 이사 10명(사내이사 8명, 사외이사 2명) 선임을 제안했다.

현재 콜마홀딩스의 이사회는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윤 회장이 이사 10명을 신규 선임하자고 제안한 것은 현재 경영을 장악하고 있는 윤 부회장 체제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만약 윤 회장 측의 제안이 받아들여진다면 새로 구성된 이사회가 윤 부회장의 해임, 지주사–자회사 경영 방침 변경 등 경영권 재편을 의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콜마BNH 임시주주총회 의결 결과는 경영 정상화를 바라는 주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과 전문경영인 체제 복원을 통해 콜마BNH를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재정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