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 '알로요가(Alo Yoga)'가 청담동 도산공원 인근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습니다. 매장은 개장 이후 인파가 몰리며 소위 '패션 핫플'로 떠올랐습니다. 운동복을 넘어 일상복으로 입는 애슬레저룩이 인기를 끌면서 주말에는 줄을 서서 입장하는 풍경까지 연출되고 있습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알로요가를 똑똑하게 사는 법은 따로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매장에서 입어보고, 실제 구매는 미국 공식 홈페이지(공홈) 직구로 하는 겁니다. 공홈에서는 신규 가입자에 15~20% 할인코드를 주고, 100달러 이상 무료배송, 200달러 이하 무관세 혜택이 적용됩니다. 후드와 레깅스 같은 알로요가 주요 제품이 100달러 안팎이라 사실상 단품만 사도 무료배송 조건을 충족합니다.

미국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 알로 요가의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아시아 첫 플래그십 스토어다./알로 요가 제공

직구 증정품도 화제입니다. 미국 공홈에서는 200달러 이상 구매 시 6만6000원 상당의 '타이다이 쇼퍼 토트백'을 증정하는데, 한국 매장에서는 40만원 이상 결제해야 받을 수 있는 사은품입니다. 이 토트백은 미국 공홈에서 증정 이벤트가 시작된 이후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 대거 올라오며 직구 열기를 보여줬습니다. 대표 제품 '선셋 스니커즈'도 한국 정가는 31만5000원이지만 직구는 할인 혜택을 적용하면 25만원대로 차이가 납니다. 이쯤 되면 '매장에서 입고 직구로 산다'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 만합니다.

흥미로운 건 다른 미국 브랜드와 비교할 경우입니다. 폴로 랄프로렌은 한국 온라인몰을 열자마자 미국 공홈 접속 자체를 막았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접속·결제 난이도를 두고 '폴로 고시'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코치, 토리버치도 비슷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공홈 세일만 활용해도 국내 가격보다 30~40% 싸게 살 수 있고, 블랙프라이데이에는 70~80% 차이가 벌어지니 브랜드 입장에서는 빗장을 걸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알로 요가 美 공홈 캡처

알로요가의 전략은 다릅니다. 이미 룰루레몬이 한국에 들어온 지 9년이 지나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알로요가는 직구를 열어두고 가격 민감 층을 끌어들인 뒤 매장은 요가 클래스·카페·피팅·교환 같은 체험 공간으로 차별화하는 투트랙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초기 확산기에는 직구와 매장을 병행하는 게 맞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직구 혜택을 줄이고 한국 전용 혜택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가장 유리한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매장에서 입어보고, 직구로 싸게 사고, 토트백을 덤으로 챙길 수 있는 '황금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시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