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지난달 출시한 중고 패션 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가 출범 직후 수만명의 판매자가 몰리며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계절 교체기 옷장 정리 수요와 함께 기존 중고 거래와 다른 '수거형 풀필먼트' 방식이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무신사 제공

15일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출시한 무신사 유즈드는 출시 직후 2주간 입고 신청자 1만명, 누적 입고 6만여점을 기록했다.

무신사 유즈드는 판매 신청자에게 무료 수거 전용 '유즈드백'을 제공하고, 고객이 담아낸 의류를 무신사가 직접 수거·세탁·촬영·배송까지 맡는다. 무신사 측은 "유즈드백 신청이 반나절 만에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며 "순차 처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타(예비) 운영 기간 무신사는 '정액+정률' 혼합형 수수료 체계를 도입했다. 이는 국내 중고 패션 플랫폼에서는 드문 사례로, 판매자 수익 극대화와 함께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확보를 노린 전략으로 분석된다.

또 기존 당근마켓·번개장터 등이 C2C(개인 간 거래) 방식인 데 반해 무신사는 'C2B2C(개인-기업-개인)' 구조를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물류·상품화 전 과정을 대행하면서도 수수료를 낮춘 점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패션 리커머스가 확산하는 배경에는 고물가와 경기 둔화가 있다. MZ세대의 '디깅(digging) 소비' 성향과 맞물리며 중고 패션은 단순한 절약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사들도 리세일 플랫폼과 협업해 의류 수거·판매·정산 서비스를 본격화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중고 거래 확대가 신상품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정산금·포인트가 신규 구매로 이어지면서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도 빠르다. 네이버는 미국과 스페인의 중고 패션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 왈라팝을 각각 인수했다. 쿠팡은 명품 리세일 시장에 뛰어들며 리세일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고 패션 시장 규모가 2024년 75조원에서 2034년 228조원으로 세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