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K)뷰티 앱이 후기(리뷰)와 정보 제공에 머물던 1세대 단계를 넘어, 체험·보상·커머스를 결합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 해외 소비자의 역직구 확산, 오프라인 체험 매장의 확대, 인플루언서 주도의 소셜 팬덤 확산까지 다양한 수요가 맞물리며 앱 생태계는 K뷰티 산업 확장의 새로운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1세대 뷰티앱 운영사 '화해'는 최근 사명을 '화해글로벌'로 바꾸고 38만 개 제품·930만 건 리뷰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국어 서비스를 열었다. 해외 소비자가 한국에 오지 않아도 랭킹·어워드·리뷰를 접하고 역직구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브랜드–바이어 연결(B2B), 인공지능(AI) 추천·검수 시스템까지 더해 '정보+커머스 허브'로 변신 중이다. 최근에는 '화해쇼핑'에 뷰티 디바이스 카테고리를 신설해 영역을 넓히고,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며 오프라인 접점도 강화했다.
2세대 앱의 대표 주자는 '하니고(HANYGO)'다. 하니고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단순 구매를 넘어, 게임을 통해 K뷰티 제품을 리워드로 받는 방식을 도입했다. 카드 뒤집기·스크래치 복권·조용한 낚시 등 미니게임으로 포인트를 모으면 제휴 매장에서 화장품으로 교환할 수 있어 오프라인 체험과 연결된다.
하니고 운영사 바닐라컴퍼니는 서울 명동·성수·홍대 등 주요 뷰티 스팟을 망라하는 플랫폼 '하니픽(Hanypick)'도 운영하며, K뷰티·패션·향수·피부관리숍까지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앱에서 강화된 체험 흐름은 오프라인에서도 확인된다. 서울 동대문 DDP에 위치한 K뷰티 복합문화공간 '비더비(B the B)'는 피부 진단과 퍼스널 컬러 분석 같은 테크 기반 서비스에 QR코드 커머스를 더해 보고 듣는 전시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누적 방문객은 190만 명을 넘었다. 중국 알리바바와 타오바오가 명동 대신 비더비를 라이브커머스 촬영지로 선택할 만큼 글로벌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열린 하니고–비더비 공동 행사에서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100여 명이 참여해 "게임처럼 즐기고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K뷰티를 팔로워와 즉각 공유할 수 있어 새로웠다"는 반응을 내놨다.
단순 후기와 정보 제공에 머물던 앱이 이제는 인바운드 관광(하니고), 해외 역직구(화해글로벌), 현지 체험 공간(비더비·CJ올리브영), 소셜 팬덤(틱톡·인스타)까지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며, K뷰티 산업 확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민 서울경제진흥원 뷰티산업본부장은 "K뷰티 앱과 체험형 공간이 맞물리며 만들어내는 생태계는 단순 플랫폼을 넘어선 산업 인프라가 되고 있다"며 "앱–오프라인–소셜을 아우르는 외연 확장이 결국 K뷰티 산업의 성장 파이를 키우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