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방송인 겸 사업가 노홍철과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사업을 본격화한다. 최근 출시한 덴탈케어 제품을 시작으로 뷰티 및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역량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4월 방송인 노홍철과 합작법인 '주식회사 재밌는걸참좋아하고하고싶은거하는노신사'(이하 노신사)를 설립했다.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노 씨의 철학과 무신사를 결합한 해학적인 사명이다. 자본금은 3억원으로, 무신사가 지분 51%를 가졌다.
등기소에 따르면 노신사는 화장품, 미용 제품, 의약외품(미용) 등 뷰티 관련 제품의 제조·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무신사 커머스사업 담당 임원인 최재영 씨가 대표이사로, 경영기획 담당 임원 곽홍철 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노 씨는 기타 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회사는 첫 프로젝트로 최근 '노 더 럽(No The Love)'이라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출범했다. 지난달 22일 치약, 칫솔 등 덴탈케어를 출시했는데, 하루 만에 무신사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실행력(實行力)'이라는 한자가 새겨진 티셔츠는 출시하자 마자 동났다.
이번 협력은 무신사 창립자인 조만호 대표와의 인연이 바탕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노홍철은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법인 설립 계획을 밝히며 "조만호 의장과 특별한 사이다. 어려운 시절부터 알았다. 내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면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노 더 럽은 로고부터 제품까지 철저히 노씨의 취향을 기반으로 한다. 단 걸 좋아하는 그의 취향을 반영해 풍선껌과 캐러멜 맛이 나는 치약을 내놨다. 무신사는 지난 3월에도 자체 패션 브랜드(PB) 무신사스탠다드를 통해 노 씨와 합을 맞춘 바 있다. 당시 무신사스탠다드는 노 씨가 즐기는 호피무늬 내피가 들어간 블레이저를 출시했다. 현재는 품절된 상태다.
이번에 무신사가 노 씨와 손잡은 이유도 PB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무신사는 지난해 거래액이 4조5000억원,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조247억원으로 업계 1위를 굳히고 있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지속적인 콘텐츠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예능 방송을 통해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노 씨는 최근 개인의 아이덴티티(정체성)을 브랜드화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20년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가정집을 개조해 책방, 카페, 제과점 등으로 구성된 '홍철책빵'을 개업해 화제를 모았고, 김해에 2호점을 냈다. 지난해에는 노루페인트(090350)와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노홍철 원더랜드'라는 아트 공간을 열어 관람객 2만 명을 동원했다.
무신사는 노 씨와 브랜드 콘셉트 수립부터 제품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전방위에서 협업할 예정이다. 특히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간 무신사는 자체 뷰티 브랜드 오드타입, 위찌 등을 선보이며 올리브영, 뷰티컬리 등에 맞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무신사 관계자는 "노홍철 씨는 개인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브랜드화해 호응을 얻고 있다"라며 "무신사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다양한 협업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