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는 29일(현지 시각)부터 소액 수입품에 대한 면세 제도를 중단하면서, 주요 케이(K)뷰티 역직구 채널인 '올리브영 글로벌몰'과 '글로벌 아모레몰'을 이용하는 현지 고객이 관세 15%를 추가 부담하게 됐다. 이들 업체는 관세 적용 이후 할인 행사 등을 통해 가격 인상에 따른 고객 이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과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역직구몰을 이용하는 북미 고객이 주문한 제품이 오는 29일 이후 도착하는 경우, 제품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관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CJ올리브영이 운영하는 역직구 플랫폼 '올리브영 글로벌몰'. /인터넷 캡처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미국 고객이 오는 27일 11시(현지 시각) 이후 결제하면 상품과 별도로 15%의 가격이 추가된다"고 밝혔다. 아모레몰 역시 "미국 고객은 구매한 제품의 수입자로 간주돼 15%의 관세가 통관 과정에서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관세 부과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드 미니미스(De Minimis·소액면세제도) 조항에 따라 수입자의 하루 수입품 총액이 800달러를 넘지 않으면 관세를 매기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이 조항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부터 국제 우편망을 통해 미국으로 반입되는 모든 소액 소포에는 원산지 국가별 관세율에 따라 종가세가 부과되거나, 품목당 80∼200달러를 정액 부과하는 종량세가 병행 적용된다. 한국은 관세 15%를 적용받는다.

역직구몰을 운영하던 국내 뷰티 업체들은 소액면세제도 폐지를 둘러싼 대응 방안을 고심해 왔다. 일단은 추가되는 관세를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다만,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을 적극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올리브영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오는 29일부터 내달 4일까지 글로벌 'Fall Sale 2025'를 진행하며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정기 세일과 글로벌몰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프로모션과 판촉물을 적극 활용하고, 국내에서만 운영하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등의 운영 전략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 아모레몰'. /인터넷 캡처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접판매(역직구)액은 1조7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국의 역직구 규모는 3448억원으로 전체의 20%에 달했다. 미국의 역직구액은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연평균 76%씩 증가해 왔으며, 특히 패션·화장품 분야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국내 뷰티 플랫폼 역시 역직구 플랫폼 확장에 따른 수혜를 누려 왔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는데, 매출 증가분의 4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글로벌 아모레몰 역시 지난달 기준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고, 매출은 168% 증가했다. 방문객 가운데 약 70%가 미국 고객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이번 관세 부과가 미국 내 K뷰티 성장세를 꺾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뷰티 업체 관계자는 "소액면세제도 폐지로 북미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나, K뷰티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감안하면 뚜렷한 대체제가 없다"며 "한국에만 적용되는 정책 변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