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278470)이 6일 아모레퍼시픽(090430)을 제치고 국내 뷰티 업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장 마감 기준 에이피알(이하 APR)의 시가총액은 7조9322억원으로, 아모레퍼시픽(7조5339억원)을 추월했다. APR은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약 30% 올랐다.
변화를 이끈 것은 2분기 실적의 가파른 성장세다. APR이 이날 공시한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277억원, 영업이익은 84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20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5.8%에 달한다. 상반기 누적 매출(5938억원)과 영업이익(1391억원)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상반기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1227억원)을 넘어섰다.
2분기 영업이익은 업계 1·2위인 아모레퍼시픽(737억원)과 LG생활건강(548억원)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APR 실적 호조의 중심에는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 등 주력 사업의 글로벌 시장 확대가 있다. 2분기 전체 매출의 78%가 해외에서 발생했으며, 미국 시장 비중만 29%에 달해 국내 매출을 앞질렀다. 상반기 미국 매출은 1600억원을 돌파했고, 일본(2분기 성장률 366%)과 유럽 등 신흥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는 미국 LA와 홍콩 등에서의 팝업스토어 성공, 유럽 판로 확대 등으로 글로벌 입지를 강화했고, 베스트셀러인 제로모공패드와 콜라겐 라인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뷰티 디바이스 부문 역시 매출 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성장하며 APR의 실적을 뒷받침했다.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등 대표 제품 누적 판매는 400만대를 넘어섰다.
업계 전통 강자인 아모레퍼시픽홀딩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조950억원, 80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9%, 556% 증가했다. 중화권 체질 개선과 북미 등 해외 성장세 덕이다. 하지만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LG생활건강(051900)은 2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LG생활건강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6049억원, 548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65.4% 감소했다. 뷰티 부문은 19.4% 줄어든 6046억원의 매출에 163억원 영업손실까지 기록했다.
APR은 하반기에도 미국 유통 채널인 울타뷰티(ULTA)와의 협업 확대, 유럽 등 오프라인 매장 진출, 연말 성수기를 겨냥한 주주환원 정책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