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케이(K)패션은 독창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 그리고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 등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K패션이 글로벌 톱(Top) 5로 진입할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성래은 한국패션산업협회장(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은 6일 한국패션산업협회가 개최한 '2024 글로벌 패션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이 세계 패션의 유행을 선도하는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영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성 회장은 개회사에서 "올해 한국패션산업협회는 4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협회는 올해를 K패션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K패션의 글로벌 진출 지원, 의류 제조 경쟁력 강화, K 패션 지식재산권 보호, 스트림 간 협력 및 경영 역량 고도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실효성 높은 사업을 추진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 회장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기록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등을 운영하는 영원무역홀딩스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한국패션산업협회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번 포럼에서 '2025년 패션, 전방위적 도전'을 주제로 강연한 강영훈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올해 글로벌 패션 산업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글로벌 패션 무역구도 재편'을 꼽았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장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미국, 유럽의 패션 기업들은 기존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글로벌 소싱(생산)처를 다각화하고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는 추세다.
강 파트너는 "향후 5년간 주요 소싱 국가로 인도,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이 주목받고 있으며, 미국은 남미, 유럽은 튀르키예가 주요 니어쇼어링(Nearshoring·가까운 국가에서 이뤄지는 아웃소싱)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인도를 제조 기지로 삼는 분위기로, 구매 시장으로서의 가능성도 조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도의 중산층 수는 4억3000만명으로 미국 서유럽 중산층 인구보다 많다. 또 400억원 이상을 가진 초고액 자산가 수는 2023년 1만3000명에서 2028년 2만 명으로 전망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데카트론, 망고, 불가리 등 글로벌 기업들도 인도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챗GPT를 등 AI(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한 상품 큐레이션 제안도 올해 주목해야 할 변화로 언급됐다. 강 파트너는 "너무 많은 상품과 소셜 마케팅에 대한 고객 피로가 누적되고 있으며, 브랜드 입장에서도 비용이 올라가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단순히 상품을 검색하는 수준에서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수준으로 AI를 사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틱톡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보일지 고민하는 걸 넘어 챗GPT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나올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강 파트너는 최근 월마트에서 에르메스 버킨백을 모방한 제품이 인기를 끈 듀프(Dupe) 소비 트렌드를 언급하며 "소비자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복제품을 사는 것도 합리적이라 생각한다"며 "소비자의 최우선 가치를 파악하고 브랜드의 코어 밸류(핵심 가치)와 트렌드를 조화롭게 접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