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부터 각 나라별 법규와 문화를 정확히 파악하고 진출해야 실패를 막을 수 있다.'

새로운 수출 효자 산업으로 자리 잡은 케이(K)뷰티 산업의 원활한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각국 규제에 맞춘 별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화장품은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수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 역량 강화 필요성이 높아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내외 화장품 산업 및 통상법 전문가, 업계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차 통상 법무 카라반: 화장품 산업 해외 진출 시 통상 규범 및 분쟁 대응 전락'을 주제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산업부와 한국화장품협회,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기업준법포럼이 주관했다. 세미나에서는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별 화장품 수출규제 대응 전략이 발표됐다.

노건기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화장품 산업은 우리나라의 품목별 수출액·무역수지 모두에서 10위권의 성적을 기록하는 '수출 원팀 코리아'의 주역"이라며 "정부는 우리 기업이 통상 환경에서 처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건기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6차 통상 법무 카라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美, 7월부터 모크라 시행… 강화된 규제 맞춰 공략해야

K뷰티 주요 수출국인 미국은 지난 7월부터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MoCRA), 일명 '모크라'라고 불리는 규제를 시행 중이다. 미국은 그동안 자국 내에 유통되는 일반 화장품의 안전 보장을 기업 자율에 맡겨왔다. 그러나 이번 모크라 시행으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않은 화장품은 판매가 제한되는 등 직접 규제를 받게 됐다.

모크라 적용에 따라 제조업체는 각 제품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보유해야 하며, 이를 통해 제품이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FDA는 이에 대해 상시 점검에 나설 수 있다. 또 올해 12월 29일 이후부터 생산되는 제품 라벨에는 미국 내 주소와 연락처를 포함해야 한다. 알레르기 유발 향료가 포함된 경우 해당 성분을 명시해야 한다.

미국 로펌 커빙턴 소속의 제시카 코넬 변호사는 이날 세미나에서 "FDA에서 구체적인 지침을 내줬으니 이를 참고해 따르면 된다"면서 "알레르기 유발 향료 문제는 미국에서는 새로 도입된 개념이다. 다만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정하는 정확한 규정과 기준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대선과 정권교체로 인해 미뤄진 상태"라고 했다.

이어 "리콜 기준에 대해서는 내년 지침 문서에서 정하기로 했다. 아직 모크라의 세부 사항이 정해지지 않은 것이 맞다"며 "다만 미리 수출사들은 사전에 최대한 준비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정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 유럽연합은 환경 중시, 中도 규제 강화

환경은 유럽연합(EU) 수출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EU의 그린딜 정책으로 화장품의 원료, 제조 과정, 포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이날 EU 그린딜 정책이 화장품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한 아킨 로펌 소속의 한스 지구게르손 변호사는 "그린딜 정책은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호를 목표로 하는 EU유럽의 종합 전략"이라면서 "이 정책은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장려해 향후 지속적으로 화학물질 사용, 폐기물 관리, 포장 규제 등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국도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화장품검사관리방법' 시행에 나선다. 이는 화장품의 허가검사, 정기검사, 원인검사 등 다양한 검사 유형을 세분화하고, 현장점검을 사전 통보 방식과 불시 점검 방식 모두로 실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각국 규제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사례들도 소개됐다. 일례로 리만코리아의 보타랩 샴푸는 탈모증상 완화 기능을 표기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일반 모발 관리 제품에 대해선 기능성 표기 광고가 불가능해 '헤어케어' 라고만 표기돼 판매되고 있다.

류윤교 리만코리아 준법경영본부장(변호사)은 "미국은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분류해 굉장히 탄탄한 규제와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며 "심지어 자외선 차단제조차도 의약품으로 분류·관리 되고 있어 임상실험뿐만 아니라 생산 설비에 대한 검증, 운영데이터에 대한 분석 등 1년에 가까운 준비 기간이 걸리는 등 특수목적 화장품이나 기능성 화장품으로 진출하기에는 상당히 큰 장벽이 있는 국가"라고 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유럽 모두 화장품 안전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서 수출을 계획할 때는 사전적인 대응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사업 초기부터 철저하게 현지 법규 확인을 하고 통관과 관세 이슈에 대응하고 현지 정부 인허가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