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 답을 하고 있다. /뉴스1

피터 곽(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성실한 답변 태도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21일 열린 정무위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곽 대표는 ‘가맹사업법 및 대리점법 위반 의혹’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아디다스 한국 지사는 2022년 1월 가맹점주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해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점주들은 일방적인 가맹계약 종료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첫 질문에 나선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2022년 아디다스코리아가 전국 120곳 넘는 대리점 중 19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폐쇄하고 본사가 직접 판매하게 됐다”면서 “80명 넘는 대리점주와 계약갱신을 거부했다. 지난 1년 점주들과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셨냐”라고 곽 대표에게 물었다.

이에 곽 대표는 영어로 말하고 통역을 통해 답변을 전달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건으로 국감에 출석한 곽 대표는 한국말을 사용한 바 있다.

통역으로 시간이 지체되자 신 의원은 “작년에는 한국말 하던 분이 올해는 못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곽 대표는 “작년 국감에서 제가 제대로 답변을 잘 드리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한 부분이 있다”며 “제 한국어로 인해서 위증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중대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올해는 통역을 통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영어로 답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연세대 석사 학위 있죠? 그때도 통역 데리고 다녔나”라고 물었고, 곽 대표는 “국제대학원 석사다. 수업이 영어로 진행됐다”라고 한국어로 답했다. 강 의원은 “거봐. 한국말 잘하시네”라면서 “그렇다면 제가 영어로 하겠다. The problem is your attitude(당신 태도가 문제)”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신 의원이 질의하는데 곽 증인이 메모하는 장면이 있었다. 충분히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데도 국정감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짙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국회 모욕죄 또는 국회 위증죄를 비롯해 이 부분은 특별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정중 점주협의회장은 “(곽 대표가) 전략 발표 때 한국어로 저희에게 PT(프레젠테이션)를 했었다. 한 번도 영어를 쓴 적이 없었는데, 오늘 처음 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제가 작년 이 자리에서 아디다스코리아의 갑질 사례를 증언했지만 본사로부터 연락 한번 없었다”며 “많은 점주가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폐업했고, 그중 일부는 파산했다”라고 말했다.

곽 대표는 또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다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계속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는데 이처럼 건들거리는 증인은 본 적 없다”며 “캐나다(곽 대표 국적)와 한국의 문화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