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알테쉬) 공습에 국내 토종 패션 애플리케이션(앱)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의류를 떼어다 판매하는 입점 셀러(동대문 쇼핑몰) 비중이 높은 지그재그나 브랜디 등은 눈에 띄게 사용자수가 줄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4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 3위인 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의 지난 2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51만여명으로 1년 전인 작년 2월(373만 명) 대비 32.6% 줄었다.

지그재그, 푸드 카테고리 정식 오픈

지그재그의 MAU는 지난해 11월 342만 명에 달했으나 올해 1월 249만 명으로 떨어졌다. 작년 12월과 올 1월의 전년 동월 대비 MAU 감소율은 각각 20.6%, 31.6%에 달했다.

2위 플랫폼인 브랜디도 2월 MAU가 52만여 명으로 1년 만에 43% 감소했다.

업계 1위 에이블리는 유일하게 MAU 측면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800만명을 돌파하면서 전년 대비 21.4% 증가했다. 다만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패션 플랫폼 입점 셀러의 폐업도 최근 급증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판매업체 폐업 건수는 7만8580건으로 2022년 대비 37% 늘었다.

이같은 수치는 중국 이커머스의 폭발적인 사용자수 증가와 시기가 맞물린다. 지난 2월 알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18만명으로 토종 이커머스 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국내 2위에 등극했다.

테무 또한 G마켓을 누르고 581만명의 사용자를 모으며 약진하고 있다. 중국판 유니클로인 쉬인은 국내 서비스를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그재그와 브랜디가 직격탄을 입은 것은 중국에서 의류를 떼어다 판매하는 입점 셀러, 이른바 동대문 쇼핑몰 비중이 높아서다. 이들 앱은 패션 트렌드에 맞는 가성비 제품을 판매하는데 중국 이커머스가 중국산 의류를 더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다.

디자이너 브랜드나 개인 브랜드를 주로 취급하는 무신사나 29cm, W컨셉은 애초에 수요층이 달라 타격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아예 한국 패션앱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제품을 알리나 테무에서 더 싸게 사는 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한국인 후기가 많은 제품을 사면 품질이 보장된다는 식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최근 공격적으로 한국 직원 채용에 나섰는데 여기엔 한국 패션앱 인력도 포함됐다. 초저가 공세에 의류도 중요 품목으로 선정된 것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이처럼 알테쉬 공습이 본격화되면 보세옷을 판매하는 동대문 패션앱의 생존은 사업 다변화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고 분석한다.

에이블리는 화장품, 식품 등 비패션 판매 카테고리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증가했고,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아울러 남성 패션앱을 출범하고, 일본에 진출하는 등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지그재그도 푸드 카테고리로 판매 품목을 넓혔다. 아울러 강도 높은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이커머스의 경우 품질 검증이 되지 않는 상품이 너무 많아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극히 낮은 상황이고, 한국 앱은 고객 서비스 등 강점이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의 공세가 너무 거세고 많은 한국 인력을 보강해 판매를 본격화할때는 어느정도 타격을 입을지 예상조차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