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다음 달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4층 규모의 하이엔드 브랜드 편집숍 ‘엠프티(Empty)’를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이는 편집숍 분더샵과 비슷한 형태로, 해외 유명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를 직매입해 판매하는 매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의 관계사 무신사트레이딩(구 이누인터내셔날)은 다음 달 3일 엠프티를 개점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무신사트레이딩은 무신사가 2019년 인수한 패션 업체로, 패션 편집숍 ‘스트리즘’을 운영하고 있으며 토앤토와 알파인더스트리, 로우로우 등 젊은 층에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의 온라인 총판을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명 엠프티는 ‘비어있다’는 뜻의 영단어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 패션 시장에 비어있는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재 국내 패션사들이 운영하는 하이엔드 편집숍은 신세계(004170) 분더샵,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의 텐꼬르소꼬모(10CC) 정도가 있다.
엠프티는 대중성보다는 개성과 감성을 앞세운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모아 선보여 취향 소비자들의 니즈(요구)를 만족시킨다는 계획이다. 해외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 비중은 7대 3 정도로 구성될 예정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관계사가 운영할 매장으로 온라인 쇼핑몰인 무신사 스토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서도 “다양한 브랜드와 스타일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고 자신의 취향을 찾게 하기 위해 비어있는 패션 시장을 겨냥했다”라고 설명했다.
10~20대를 겨냥한 캐주얼 의류를 주로 판매하는 무신사는 최근 카테고리를 확대하며 패션 시장 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5년 자체 브랜드(PB) 무신사스탠다드를 출범했고, 2020년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여성·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스타일쉐어와 29cm를 인수하고, 온라인 럭셔리 편집숍 ‘무신사 부티크’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지난해 거래액(GMV)이 전년 대비 90% 증가한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연 매출은 41% 증가한 4667억원, 영업이익은 541억원을 냈다. 올해는 스포츠와 키즈, 40대 여성을 겨냥한 플랫폼을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 글로벌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무신사의 영향력이 커지자 시장에선 무신사의 상장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무신사는 올해 하반기 주관사를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내 IPO 시장 위축 및 회사의 사세 확장에 따른 기업가치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상장 일정을 2023년 이후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 관계자는 “회사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투자사로부터의 상장 압박은 없다”라며 “상장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신사는 지난해 투자금 1300억원을 유치하며 2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해외 시장 진출 및 무신사 산하의 밴처캐피털 무신사파트너스의 투자, 인수합병 등을 통한 기업가치가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