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사업을 대폭 축소했던 '1세대 로드숍(가두매장)' 화장품 기업 토니모리(214420)가 최근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 리스크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장기 부진에 빠진 가운데, 올해 초 오너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한 뒤 헬스케어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려는 시도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91억 원, 영업손실 13억5000만 원, 당기순손실 17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 영업손실 50억 원에 이어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255억 원, 2021년 135억 원의 손실을 낸 지 햇수로 5년째다. 당기순이익도 2018년(-78억 원)부터 줄곧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특히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2020년 -81억 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7억 원, 올 1분기에는 -13억 원으로 순유출 흐름을 보였다.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 회사가 3년 가까이 영업을 통한 이익을 창출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12월 상장 후 첫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최근 5개년 연속 당기순손실로 이익잉여금이 줄고 재무상태가 악화해서다. 2017년 74.9%였던 부채비율은 2019년 144.4%, 2020년 188.7%로 늘었다. 이에 유상증자로 조달한 253억 원 가운데 178억 원을 채무상환 자금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회사는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 생태계) 치료제를 연구하는 자회사 에이투젠을 통해 세균성 질염 치료제 'LABTHERA-001′ 위탁생산업체(CMO)를 선정하고, 임상1상 진행을 위해 호주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우울증 치료제 'LABTHERA-003′도 연구개발(R&D) 중이다. 임상은 질염 치료제 임상1상 이후 순차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에는 식약처에 혈당저하 프로바이오틱스 'HAC01′ 균주에 대한 개별인정을 신청했다. 현재 보완 자료 제출 뒤 심사를 기다리는 단계다. HAC01은 공복 및 식후 혈당 상승 억제 효과를 지닌 균주로, 사측은 올해 안에 식약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승인 후 이르면 6개월 내 시중에 판매할 계획이다.
같은 해 4월 반려동물 간식 제조·유통업체 '오션'을 인수해 신규 사업에도 진출했다. HACCP인증 제조시설을 보유한 오션은 자체 브랜드 및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DM(주문자 개발생산) 사업으로 국내외 다수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가 의약품과 건기식, 반려동물 사업까지 손을 뻗은 것이다.
◇中 리스크에 팬데믹까지 겹쳐...공장 건설 중도포기
토니모리는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태성산업을 운영하던 배해동 회장이 2006년 창업한 회사다. 화장품 로드숍 대유행 속에 과일 모양 용기에 담은 화장품으로 큰 인기를 끌며 2010년대 중반까지 가두매장 사업을 확장했다. 2015년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고, 이듬해 2300억 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토니모리는 이러한 성장세를 기반으로 중국 청도법인을 설립하고, 유럽과 미주 등 55개국에 단독 매장 및 샵인샵 2200여개를 확보했다. 중국 저장성 평호 지역에 230억 원을 들여 생산 공장 건설도 시작했다. 공장 면적만 약 5만9400㎡(약 1만8000평) 규모에 달했다.
그러나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한한령(限韓令)으로 중국 실적이 급락했다. 중국 생산 공장 건립도 전면 중단됐다. 국내 중국 관광객이 줄면서 명동 등 주요 관광지의 매장 매출도 급감했다.
결국 2020년 평호시 화장품 공장이 위치한 토지와 완공 전이던 건물을 중국 지방정부에 반납했다. 화장품 회사가 화장품 생산 시설 건설을 포기한 것이다. 사측은 토지대금(약 27억 원) 회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해와 이듬해 연결 현금흐름표상 공장 건물 건설 관련 투자금을 회수한 기록은 없다.
◇"온라인 강화하고 사업 다변화로 새로운 길 모색"
동종 업계에 비해 뒤늦은 온라인 전환도 악재가 됐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로드숍 위주의 사업 모델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체 점포수는 2018년 595개에서 2020년 484개, 올해 1분기 기준 338개로 감소했다.
이 때문에 토니모리는 최근 몇 년 간 온라인 부문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20년 7월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 B마트에 입점해 스킨과 클렌징 제품 등 당일배송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에는 올리브영에 정식 입점한 데 이어 이달 26일 올리브영 매장 내 자사 제품을 확대하는 등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망을 개편 중이다.
토니모리 측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 구조를 개선했다"며 "온라인몰 입점과 자사몰 토니 스트리트 개편, 글로벌 수출 강화를 통해 오프라인 일변도를 벗어나고 에이투젠과 오션을 인수해 사업 다변화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토니모리는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서 김승철 사장을 사내이사로, 이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약 19년 간 아모레퍼시픽 영업·마케팅부문에서 일했다. 2008년 토니모리로 소속을 옮겨 마케팅 및 유통 부문을 맡았고, 2017년부터 글로벌 자회사 총괄 법인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