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도곡로의 크리스에프앤씨 사옥. /크리스에프앤씨 제공

골프패션 브랜드 핑, 팬텀, 파리게이츠, 미스터바니, 세인트앤드류스 등을 전개하는 크리스에프앤씨(110790)가 온라인 쇼핑몰 '크리스몰'의 물적분할을 추진한다고 15일 공시했다. 성장 잠재성이 큰 온라인 사업 부문의 물적분할 소식에 소액 주주 사이에선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물적분할 공시에서 분할설립회사인 크리스몰은 따로 상장하지 않고 비상장 법인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추후 사업 투자를 목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골프 시장이 커지면서 골프 패션 업체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해 매출이 37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8.5% 늘었고, 영업이익은 871억원으로 전년 대비 74.8%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크리스몰 판매 실적도 늘었다. 2019년 200억원대 매출을 올렸던 크리스몰은 2020년 450억원, 작년에는 600억원 가까이 매출을 기록했다. 2년 만에 매출이 3배로 증가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크리스몰이 500억원대 매출을 넘기면서 자생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 크리스에프앤씨가 물적분할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크리스몰을 크리스에프앤씨만의 판매 채널로 국한하지 않고 골프 패션 관련 종합 쇼핑몰로 키우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투자업계에선 기업들이 성장 잠재력이 크거나 실적이 우수한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아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대선 주자를 중심으로 물적분할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CJ ENM도 작년 하반기 콘텐츠 제작 부문의 물적 분할을 추진했으나,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자 최근 물적분할 계획을 재검토한다고 공시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이 나기 시작한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재상장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투자금을 확보하면서 자회사에 대한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물적분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에프앤씨 관계자는 "온라인몰 물적분할은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당분간 분할 법인의 상장을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