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051900)의 작년 매출, 영업이익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취임한 이후 실적 개선 흐름을 꾸준히 이끌어온 '차석용 매직'이 이번에도 재연됐다는 평가다.
27일 LG생활건강은 작년 매출이 8조9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2896억원으로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7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모두 '사상 최대'다.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면서 중국 보따리상(한국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 현지에 파는 사람들)의 입국이 제한돼 실적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티몰 등 중국 온라인 채널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화장품 매출은 전년도와 비슷한 4조4414억원, 영업이익은 6.5% 증가한 8761억원을 기록했다. 대표 화장품 브랜드 후의 매출은 12% 증가했고 오휘와 CNP도 8% 이상 늘었다. 회사 측은 "새로운 판매 채널을 확보했고 전세계 화장품 시장에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천율단, 환유 등 초고가 제품군을 보강했다"고 전했다.
샴푸 닥터그루트, 히말라야 핑크솔트, 바디로션 등을 파는 피지오겔이 포함된 생활용품 매출은 9.9% 증가한 2조582억원, 영업이익은 1.7% 늘어난 2089억원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섬유유연제, 종이 포장지를 쓴 샴푸바, 가루치약을 선보인 게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몬스터 에너지 등 음료 매출은 5.2% 증가한 1조5919억원, 영업이익은 6.2% 늘어난 2047억원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알루미늄캔 공장 화재 등 악재에도 소비자 수요가 높은 저당, 저칼로리 제품군을 강화해 매출을 늘렸다.
LG생활건강의 4분기 매출은 3.4% 감소한 2조231억원, 영업이익은 5.9% 줄어든 24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앞서 7개 증권사가 예상한 추정치와 거의 부합했으나 영업이익은 10% 감소할 것이란 추측보단 잘 나왔다.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절이 포함된 4분기는 통상 성수기이지만, 중국 따이공들이 후를 비롯한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인하를 강하게 요구했고 회사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 10일 증권사의 실적 악화 전망 보고서가 일제히 발표되자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13.4% 급락했다. 이와 관련 LG생활건강이 사전에 증권사 연구원들에게 매출, 영업이익 전망치를 미리 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면세점 채널에 한하여 당사 가격 정책에 따라 12월 면세점 매출이 일시적으로 거의 일어나지 않았음을 당사를 담당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