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라 명동 롯데 영플라자점 전경. /세포라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이 운영하는 글로벌 1위 뷰티편집숍 세포라가 한국 진출 2년만에 처음으로 명동점 문을 닫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도 있지만, 토종 뷰티숍인 CJ 올리브영에 뒤처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포라는 다음달 2일 서울 중구 롯데 영플라자에 100평(330㎡) 규모로 위치한 명동점을 폐점한다. 세포라는 2019년 10월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1호점을 내고 그해 12월 ‘K뷰티 성지’로 꼽히는 명동에 점포를 냈다.

세포라는 한국 진출 당시 2022년까지 국내 13개 매장을 열겠다고 했으나 이번 폐점으로 전국 매장은 6곳에서 5곳으로 줄어들게 됐다. 롯데쇼핑 측은 “(세포라와의) 계약 기간 만료로 문을 닫는다”고 했다.

1970년 프랑스에서 설립돼 1997년 LVMH에 인수된 세포라는 세계 1위 뷰티편집숍이다. 세계 34개국에 2600여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세포라는 15분간 원하는대로 무료 화장을 해주는 서비스와 뷰티 상담(어드바이저)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1990년대 화장품을 테스트하려면 각 매장에 따로 찾아가야 했고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비교하기 어려웠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샤넬 등 고가 화장품을 부담 없이 테스트할 수 있는 것도 인기 요인이었다.

이번 세포라의 폐점은 코로나19로 매장에서 화장품을 체험하고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재택근무가 길어지며 외출하기 위해 화장품을 구입하는 사람도 줄었고 온라인으로 쇼핑 흐름이 옮겨갔다.

국내 뷰티숍 시장이 포화된 것도 이유다. 한국에선 토종 뷰티숍인 올리브영이 전국에 1200여개 매장을 내며 1위를 지키고 있다. 올리브영이 자체 집계한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2조4000억원으로, 국내 뷰티 시장 성장률 2.8%의 4배를 웃돈다. 여기에 랄라블라, 롭스, 시코르 등이 매장을 확대하며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