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전 서울 강남대로의 한 의류매장 앞이 두툼한 외투를 입은 이들로 북적였다. 스페인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자라가 국내 패션 브랜드 아더에러(ADER Error)와 협업해 출시한 제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었다. 매장 오픈 시간은 10시 반이지만, 개점 4시간 전부터 줄이 세워지기 시작해 오픈 직전엔 60여 명의 고객들이 줄을 섰다.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가 국내 패션 브랜드 아더에러와 출시한 협업 제품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7년 국내에 진출한 자라가 국내 브랜드와 협업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스페인, 프랑스, 미국, 일본 등 10개국에서 출시됐다. 자라 측이 먼저 아더에러에 제안해 약 9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AZ컬렉션’이라 명명된 이번 협업 컬렉션은 각기 다른 정체성과 고유성을 바탕으로 새롭게 정의한 ‘AZ세대(Generation AZ)’가 가상과 현실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며 고유의 페르소나를 찾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아더에러의 ‘A’와 자라의 ‘Z’를 조합했다.
협업 제품은 아더에러가 추구하는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해체주의적인 디테일, 파란색 AZ로고가 새겨진 제품이 주를 이뤘다. 패딩 점퍼와 코트, 슈트, 스웨트 셔츠, 청바지, 니트, 모자, 신발 등이 출시됐는데, 니트와 스웨트 셔츠, 청바지 등 일부 제품은 오전 중에 품절됐다. 가격이 아더에러 평균 가격보다 50%가량 저렴해 브랜드 마니아들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재판매(리셀) 시장에선 판매 첫날부터 웃돈을 붙인 제품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라리테일코리아 관계자는 “아침부터 고객들이 찾아와 대표 제품들이 품절됐다”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아더에러는 2014년 국내에서 출범한 브랜드로, 캐주얼을 기반의 의류를 선보인다. 특정한 사람의 목소리로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걸 막기 위해 창업자 및 구성원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과 대전 등에 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성수동, 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의 경우 미술관에 버금가는 웅장한 디스플레이로 늘 입장 대기자들이 줄 세워진다. 푸마, 메종키츠네, 이스트팩 캠퍼, 헬리녹스 등과도 협업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