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볼'로 유명한 국내 골프공 제조기업 '볼빅(Volvik)'이 실적 악화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볼빅은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는데, 외부 투자를 받아 위기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유력한 투자자로는 아웃도어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을 운영하는 더네이쳐홀딩스(298540)가 거론되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더네이쳐홀딩스는 볼빅 인수와 관련해 삼일회계법인을 선임해 실사까지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이와 관련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다"면서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볼빅 역시 공시를 통해 "당사는 자금조달을 위해 투자검토를 진행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 골프계 컬러공 혁명… 2년 적자로 상폐 기로
볼빅은 비티앤아이가 전신인 골프공 전문 제조사다. 충북 음성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VIVID XT를 비롯해 XT SOFT, S3, S4 등의 골프공을 양산한다. 타이틀리스트에 이어 국내 골프공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비티앤아이는 2008년 12월 골프공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볼빅을 신설했다. 이듬해 8월 볼빅 경영권 지분 62.26%를 엠스하이에 매각해 33억원을 확보했다. 엠스하이는 문경안 현 볼빅 대표가 2001년 설립한 철근 유통사다. 문 대표는 볼빅 지분을 인수하면서 볼빅의 최고 경영자가 됐다. 지난해 연말 기준 볼빅의 지분은 문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43.1%(엠스하이 26.5%, 문 대표 16.6%)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한미네트웍스가 11.4%, 한미반도체가 11.4% 등 22.8%의 지분을 갖고 있다.
문 대표가 회사를 인수하기 전인 2008년 볼빅의 연간 매출액은 7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컬러공을 출시하면서 매출이 120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흰색공이 점령하고 있던 골프공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며 골퍼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2012년 매출 270억원을 달성한 볼빅은 이듬해 300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2017년엔 매출 423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엔 437억원, 2019년엔 4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승승장구하던 회사는 2019년에 수익성이 나빠지며 적자로 전환했다. 2018년 1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볼빅은 2019년 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엔 매출 378억원에, 영업손실 22억원을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엔 회계법인이 감사의견 거절을 냈다. 볼빅의 회계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고 있으며, 당기 중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면서 "회사가 사업을 존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했다.
코넥스시장에 상장된 볼빅은 이로 인해 상장폐지 대상이 됐다. 거래소는 현재 올해년도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까지 볼빅에 개선기간을 부여한 상태다. 개선기간 동안 볼빅은 주식매매가 정지된다.
◇ 올 상반기 실적은 긍정적… 재무구조 개선은 숙제
볼빅은 지난 6월 "올해 1~5월 영업매출 실적을 마감한 결과 총 매출액이 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 113억원 대비 54% 성장했다"고 밝혔다.
영업 강화로 국내 매출이 34% 증가했고, 해외 수출이 124% 뛰었다는 게 볼빅의 설명이다. 볼빅 관계자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 골프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작년 2분기까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골프장이 셧다운되면서 영업이 어려웠지만, 올해 본격적인 골프시즌이 시작되면서 매출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골프업계에선 볼빅이 외부 투자를 받아 유동성을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골프 산업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관련 기업체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볼빅은 투자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볼빅 관계자는 "좋은 투자 자본이 들어와 회사 재무 구조를 탄탄하게 하고 사업을 함께 키웠으면 하는 게 내부의 바람"이라면서 "자금 조달을 위한 투자 검토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